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Camino De Norte-6일차 이방인 친구를만들다

6일차 (Gernika - Lezama)

Camino De Norte-6일차 (Gernika - Lezama)


출발지역 Gernika

도착지역 Lezama

준비물 : 기본배낭, 크레덴시알, 알베르게 정보 자료, 식수, 점심식사거리

코스지도

고도지도

거리 / 시간   22.0 km / 6.5시간

주요지점      Gernika - Goikolexea - Larrabetzu - Lezama

자치주   Pais Vasco




  어김없이 아침은 찾아온다. 단지 일어나는 장소가 매일 바뀔 뿐이다. Gernika에서 하루를 보낸 알베르게는 유스호스텔같은 곳이라 다른 공립알베르게에 비해 비쌌지만 깨끗하고  4,5인실 위주여서 안락한 장소였다.


  알베르게에서 제공하는 아침식사는 어느 알베르게와 같았다. 커피 또는 우유, 토스트와  크래커, 시리얼 등이다. 이제는 나름 익숙해져 김치 생각도 나지 않는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시내를 나선다. 왼쪽에도 물집이 생겨 걷는게 불편했지만 멈추어 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계속 걸어야만 했다. 우리가 정한 일정이 여유롭지 않아 하루 이틀이 쉬어가는것도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시내 중심에 도서관인지 관공서인지 불이 켜진 건물을 지나간다. 석축 건물이다 보니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중세의 도시처럼 보인다. 이렇게 보존하고 가꾸는 여기 사람들이 너무나 부러울 뿐이다.


 순례길의 기본은 지방의 교회 또는 성당을 거쳐가는 코스이다. 그래서 다양한 성당의 모습과 조형물들을 볼 수 있다. 때로는 예배 시간이 맞아떨어지면 예배를 보는 순례자도 많다. 

 나는 딱히 신자도 아니니 일요일에도 걸으면서 성당에서 들려오는 찬송가 소리를 들으며 지나갈 뿐이다.


  길을 나선지 일주일정도 되어가니 자주 마주치는 사람들이 생긴다. 비슷한 일정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한동안 같이 걸으며 얘기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때로는 새로운 순례자들을 만나기도 한다. 잠시 스쳐가는 인연일수도 있지만, 그 인연이 걷는 동안 자꾸 부딛히는 인연이되고 친구가 되기도 한다. 


   Lezama로 향하는 순례길에서 만난 ludwine 이란 여성이 이렇다. 이때만해도 여자 혼자 여행을 떠나가는게 신기하기도 했고 간단한 인사정도 할 사이인줄 알았는데 걷는 내내 자주 마주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사진도 찍어주고 내가 찍은 사진은 한국으로 되돌아 왔을때 이메일로 사진을 보내주기도 했다.


  이렇게 순례길에서 만난 인연이 꽤나 된다.  순례길을 마친 후에도 자주 메일로 안부인사 하고 다시 만날 수 있을것 같았지만 현실은 거리만큼이나 금새 멀어져 버렸다. 사진 속에 추억으로만 남았을 뿐이다.

Ludwine과 우리 동행이였던 이충렬 군


  북쪽길은 산지가 많아 능선이나 오르막이 제법많다. 그렇다고 등산하는 기분으로 올라서는 경사가 급한길은 거의 없다. 대신에 이른 아침에 나서면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있는풍경을 보기도 한다. 게다가 대부분 목장지대가 많아 말이던 소떼가 있는 풍경도 심심치 않게 만난다. 목장을 지나갈때면 제주올레길에서 자주 봐왔던 'ㄷ'자 형태의 출입문을 여기서도 만난다. 


   올레길이 따라한건지, 아니면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만들었는지 몰라도 제주올레과 순례길은 풍경이나 길에서 느끼는 정취가 매우 비슷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순례길을 걷다보면 노란색 화살표를 많이 접한다. 눈에 뜨이기 쉽게 곳곳에 발견할 수 있다.


  아침 일찍 걷기시작하면 오후 12시 전후가 되면 무척 배가 고프다. 점심 식사를 하기위해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게 되는데 식당이 있다면 그곳에서 스페인 가정식같은 메뉴를 선택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는 벤치가 있거나 평평한 숲속이나 마을길 옆에 자리를 잡고 싸가지고온 빵과 참치캔으로 식사를 하곤 했다.


  때마침 적당한 장소가 있어 배낭을 내리고 떨썩 주저앉아 먹을거리를 꺼내려는데 고양이 한 마리가 내 무릎사이에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 


  ' 아니! 이 고양이가 왜 여기에 들어왔지?'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한 마리가 아니라 세마리 고양이가 어슬렁 거리고 있었다. 모두 새끼인듯 덩치도 작고 사람을 무서워 하지 않는듯 했다.


  그냥 익숙한듯 자연스럽게 사람에게 다가온다. 그리고는 배낭을 뒤지고 무언가를 찾는다. 이넘들도 배가 고픈 모양이다.


   결국 이날 점심때 먹으려던 참치캔 하나를 따서 고양이 앞에 놔줬다. 연신 낼름 거리며 맛있게 먹는다. 그리고 부족했는지 계속 우리가 먹으려는 음식을 쳐다 본다. 못 본척 할수도 없어서 빵과 소시지를 조금씩 떼어내어 먹으라고 내려놓았다.


   이제는 배가 부른지 우리 옆에 누워있거나 애교를 떤다. 스페인에서 만난 아기 고양이 세 마리의 나름 생존 방법인듯 하다. 사람이 다가와도 도망가지 않고 먹을것을 탐하는것(?)을 보면..


  고양이와 노닐다 보니 시간이 제법 흘렀다. 다시 목적지를 향해 걸어가려고 배낭을 정리하니 이제서야 고양이 들도 자리를 벗어나 어디론가 가버렸다.


 Lezama 까지는 마을길과 숲길의 반복이다. 거의 목적지에 다다랐을때만 차로 옆을 걸어야만 했다. 며칠 동안 걸었지만 풍경도 비슷하고 길도 비슷하다. 처음에는 모든게 신기했지만 이제는 익숙한 풍경이다 보니 사진을 찍는 횟수도 줄어 들었다.


  알베르게를 찾는것도 이젠 익숙해졌다. 노란색 화살표와 'A'라는 글자만 찾으면 되니까....


 Lezama에 위치한 알베르게에 도착하니 그동안 만났었던 순례자들을 다시 만난다. 아직 알베르게가 열리지 않아서 배낭을 줄줄이 세워서 순서를 정한다. 대부분의 공립알베르게는 예약을 받지 않고 선착순으로 입장을 하기 때문이다.


  오후 3시가 넘으니 관리자가 와서 문을 열어준다. 입실 확인을 하고 침대를 배정받았다. 한 공간에 남자와 여자고 섞여있는 곳이다. 그전까지는 나름 남녀구분이 있었거나 인원이 적어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었는데 여기서 또 한번 문화의 차이를 경험했다.


   화장실도, 침대도 샤워시설도 남녀 구별없이 순서대로 사용해야 하는 그런 곳이였다. 이러한 모습도 과연 익숙해 질지 모르겠다.


  알베르게에서 샤워를 마친 후 저녁식사를 하러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하루를 마감하는 술 한잔...  스페인에서 느낀건 수없이 많은 종류의 맥주와 와인이 슈퍼마켓에 가면 널려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느낄 수 없는 다양함을 경험하기위해(?) 매일 저녁 와인이나 맥주 한 잔은 의례 해야할 의식처럼 되어가고 있었다.



Albergue 정보

알베르게 이름      Albergue municipal

숙박비 (유로)     donative

침대형태             Dormitory

침대수                18bed/1방 

담요제공여부      Yes

부엌/조리시설    No (전자레인지만 사용 가능)

화장실/샤워장    Yes (샤워장은 남녀구분 없음)

세탁기/건조기    무료/ No

아침식사 제공     Yes

인터넷 사용        No

주변 편의시설    Supermercado  Yes

                          Bar                       Yes

                          Restaurante       Yes

                          박물관 등              No


기타 정보

1) 알베르게에서 아침식사 제공- 커피,빵,비스켓 등

2) 알베르게는 오후3시 이후에 오픈, 이전에는 들어갈 수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Camino De Norte-7일차 동양을 그리워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