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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에여행 in 일본] 규슈올레 답사기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시 규슈올레를 다녀왔다. 이번 코스는 후쿠오카현에서 가까운 곳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도 편하게 출발지로 되돌아 올 수 있는 코스들이 포함되었다.  게다가 한국의 산길과 비슷한 풍경과 숲의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라 더욱 관심을 갖고 다녀온 올레길이다. 거리는 짧지만 그만큼 난이도가 있어 찬찬히 그리고 쉬엄쉬엄 걸어야 하는 올레길이다.



쿠루메 고라산 코스


JR구루메대학역 --> 부부신과 사랑의 아기동백꽃 (1.5km) --> 맹종금명죽림(2.1km) --> 오쿠미야--> 구루메 삼림 철쭉 공원 (5.2km) --> 고라타이샤 (6.4km) --> 묘켄신사 (7.0km) --> JR미이역(8.6km)


고라산(高良山)을 올라가는 코스다. 그곳에 한국의 휴양림과 같은 곳을 거쳐 사찰과 신사를 둘러보는 코스이다. 3월 말에 규슈지역은 꽃이 많을 시기이지만 이번에는 날씨 탓으로 벚꽃마져 피지 않고 꽃망울만 가득했다. 하지만 시기만 잘 맞춰서 간다면 꽃길만 걷는 그런 곳이 고라산을 따라 가는 길이다. 고라산 일대는 예전부터 사찰과 신사가 많아 많은 참배객들이 왔었던 역사 깊은 지역이다. 그래서 산으로 올라가는 길에 축대를 쌓아 길을 잘 만들고 사람을 반기는 곳이다. 산길에서 처음 만나는 것은 올레의 간세와 황금빛 대나무 숲이다. 그리고 계속 계단을 밟고 올라서면 철쭉꽃이 가득한 동산에 다다른다. 4월이 되면 철쭉이 가득한 붉은 꽃길이 펼쳐지는 곳이다. 


  고라산 코스는 올라서는 길과 내려오는 길이 겹칠 수 있을만큼 근접해 있다. 그래서 자칫 잘못하면 철쭉동산을 보지도 못하고 내려와야 한다. 그러기 때문에 파란색 화살표를 따라 찬찬히 둘러보며 가야하는 코스이다. 내려서는 길에 보이는 고라타이샤 사찰에서 내려다보는 쿠루메시의 풍경이 일품이다. 급한 마음에 빨리 내려오기 보다 도리이가 있는 계단 앞에서 풍경을 충분히 감상하고 내려오는 것을 권한다.


 출발지와 도착지는 모두 JR선을 따라 한 정거장 떨어져 있다. 그래서 되돌아 올때 기차를 타고 되돌아오기 충분한 곳이다. 대략 배차시간은 30분 마다 운행하며 기차표 살때는 가능한 동전을 이용해야 하니 동전을 준비하면 좋겠다.




미야마 기요미야마 코스


하치라쿠카이  → 우부메다니수문(0.6km) → 야마우치고분군 (1.3km) → 조야마사적삼림공원 (1.6km) → 조야마고고이시 (1.7km) → 구로이와저수지(2.6km) → 메가네바시다리 (4.1km) → 혼보정원 (4.7km) → 오백나한 (5.0km) → 기요미즈데라절 (5.5km) → 기요미즈데라절 삼중탑 (5.6km) → 제2전망소(5.8km) → 오오다니저수지 (6.8km) → 스와신사 (7.4km) → 미치노에키 미야마(11.5km)


  미야마 코스는 두 개의 능선을 올라서는 길이다. 쿠루메 코스에 비해 난이도는 평이하지만 기요미즈데라절(청수사)가는 길은 높은 계단이 두 군데가 있다. 그래서 급하지 않게 천천히 체력을 생각하면서 가면 좋은 길이다. 쿠루메와 미야마시는 규슈의 중부지역에 해당하는데 제주도와 비슷한 위치에 있다. 그래서 대나무숲이 광활하게 펼쳐진 산이 많다. 미야마 코스는 대나무숲 사이로 걸어가는 길이 재미있는 곳이다. 


 조야마고고이시 전망대까지 가는 길은 대나무숲길이며, 청수사를 거쳐 내려오는 곳에도 대나무숲이 펼쳐져 있다. 그래서 이곳에 갈때는 군데군데 풍경이 좋은 전망대와 쉼터가 있는데 그곳에서 도시락으로 식사를 하는 것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다. 기요미즈데라절(清水寺)에는 천수관음을 모신 사찰이자 검은 불상이 있는 곳이다. 자신이 아픈곳과 같은 곳을 검은 불상에 어루만지면 아픈것이 낫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라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청수사 일대는 벚꽃이 많아 벚꽃 시즌에 맞춰가면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청수사를 내려와 종착지로 가는 길은 너른 벌판이 펼쳐진 곳이다. 길을 헤맬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한 구간이자 쉬어가는 길처럼 평온한 들판길이다.



지쿠호 가와라 코스


JR사이도쇼역 → 야야마언덕(1.8km) → 가미마부(2.9km) → 60척철교(8.2km) → 모토코간지의 큰 녹나무(9.5km) → 가와라신사(10.6km) → JR가와라역(11.8km)


 가와라 코스는 규슈올레 홈페이지에서 알려준 코스와 많이 달라진 구간이 많다. 게다가 산길이 추가되다보니 난이도가 높아진 코스이기도 하다. 그래서 충분한 시간과 간식 등을 준비한후에 찾아가야할 코스이다. 사이도쇼역은 벚꽃이 어우러진 옛 역사의 모습때문에 사진찍기 좋은 명소인 작은 역사이다. 가와라코스도 출발지와 도착지가 JR선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기차를 타고 출발점으로 되돌아 올수 있는 코스이기도하다. 일본의 기차는 디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기차여행을 통해 독특함을 즐기는 여행자가 많다고 한다. 


 사이도쇼역을 출발하여 처음부터 가파른 경사가 있는 산길을 만난다. 대나무숲에서 삼나무숲으로 변하는 모습이 독특한 풍경을 보여준다. 그리고 마을길을 거쳐 Sakanadōraku michinoekikawara-ten(魚道楽 道の駅香春店)휴계소까지는 평이하지만 이후에는 규슈올레 사이트에 없는 산길로 접어 든다. 풍경은 좋지만 쉽지 않은 오르막길이 기다리는 곳이다. 이곳 휴계소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한후 이동하는 곳이 좋다.


  가와라 마을에 들어서면 호시절이 끝난 광산마을의 모습을 만난다. 곳곳에 폐허가된 신사도 있고 가와라신사를 거쳐 가와라역까지 가는 길은 마을을 돌고 도는 길이다. 이곳은 예전에 시멘트원료를 생산하던 광산이 산꼭대기위에 있었다고 한다. 허나 이제는 더이상 생산하지 않고 마을만 남았고 마을의 모습을 보존하기위해 신사와 마을주변에 상업지구가 없도록 제한을 두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동네는 깨끗하지만 생기가 없어보이는 마을처럼 보이는 곳이다. 가와라역에 도착하면 기차를 타고 되돌아 갈 수 있는데 역시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자판기에 동전을 넣고 표를 구매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80년대 기차타던 모습과 유사하다.



  규슈올레는 시간이 멈춘 도시와 숲을 거니는 길이다. 빠른 생활속에 놓치거나 잊었던 모습을 되찾아보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길이다. 발전도 중요하지만 이곳은 보존과 유지를 하는 것을 택하였기에 지금에 올레길 풍경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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