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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배령, 천상의 화원이라는 그곳

[강세훈의 사진이 있는 길여행 에세이]

[어디를 갈까?]


  곰배령은 인제군 점봉리마을과 인제군 진동리 설피마을 사이 고개마루를 일컫는다. 인적이 드물었던 이곳은 야생화가 가득피어나는 산골지역 중 하나이다.


  생태보존지역이다보니 탐방인원이 제한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노력하여 선택한 사람들만 찾아올 수 있는 그런 장소이거니와, 인제 여행을 다녀왔다면 곰배령을 다녀온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구분할 정도이다.


  곰배령 정상 표시석에는 '천상의 화원 곰배령' 이라는 말이 새겨져 있다.  곰배령 스스로가 하늘에서 가까운 화원임을 인정한 것이고 우리는 그곳을 머물다 올 뿐이다. 하늘아래 야생화 정원을 가려고 한다.

곰배령 고갯마루 앞


[어디부터 걸어야할까?]


 곰배령을 찾아가는 방법은 한가지 뿐이다. 대중교통으로는 접근하기 어렵고 자가용을 이용해야만 한다. 그전에 곰배령 탐방예약을 해야만 한다. 예약하지 못하면 안내소 입구에서 부터 진입할 수가 없다.


  네비게이션에서 점봉산생태관리센터(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218)로  찾아가야 한다. 곰배령 또는 곰배령주차장으로 검색할 경우 엉뚱한  장소로 안내를 받아 곰배령을 구경조차 못하고 돌아와야만 한다.


 관린센터앞에서 예약확인을 받아야 입장이 가능하며, 여기서 부터 숲이 우거진 숲길이 시작된다. 주변에는 노루오줌꽃을 비롯한 야생화가 끊임없이 보인다.  왼쪽을 바라보면 점봉산에서 시작한 계곡물이 시원스럽게 흘러 내려오며, 곳곳에 용소와 폭포를 이루어 상쾌한 물소리가 계속 귓가를 때린다. 

2km 정도 걸어가면 숲속에 작은 마을인 강선마을에 다다른다. 이후 부터는 자연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화장실조차 없다. 여기서 내려놓을것(?)은 내려놓고 가야만 한다.


 강선마을을 지나 돌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인 곰배령으로 향하는 작은 숲길이 이어진다. 여기서부터 대략 2.8km 정도 숲길을 걸어가야 한다.

  

 오르막이라고 하기에는 낮은 경사길이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빼곡한 나무들 덕분에 시원하게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그늘 속에서 곰배령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내디딜 수 있다.


 곰배령 가는 길은 숲길 주변에 낮은 울타리가 쳐져 있다. 생태보존 지역인 만큼 탐방로 내에서만 이동해야 한다는 무언의 원칙임을 알려준다.

  

  곰배령 자체는 어려운 길이 아니다. 등산이라기 보다는 숲길을 걷는 트레킹에 가깝다. 그저 주변을 둘러보며 숨어있는 야생화를 찾아보고, 쉼터에서 시원한 바람을 쏘이며 찬찬히 음미하듯 걸어야 하는 곳이다.


  이곳은 야생화가 봄부터 시작하여 가을까지 피어난다. 따라서 봄에 피는 야생화는 5월 정도 되어야 곰배령에선 피어나는데 계절에 따라 볼 수 있는 야생화의 종류가 다르고, 노랗고 붉은 꽃을 한가득 볼 수 있는 시기도 있지만, 푸른 잎사귀만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시기도 있다.


  곰배령은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변화하는 곳이다. 


   700여 미터를 남겨두고 살짝 가파른 바위길이 나타난다. 일반 사람들은 이구간을 깔딱고개라고 한다. 나름 경사가 있다보니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붙여놓은 별칭일 것이다.


  곱배령 정상에 다다르면 주변에 탁 트인다. 하늘을 덮었던 커다란 나무는 없고, 낮은 관목과 대관령 목장처럼 너른 나대지가 나타난다.


  나무데크길로 조성된 곰배령에는 햇볕이 내리쬐지만 생각만큼 덥지 않다. 시원한 바람이 계속 불어오는데다 지대가 높기때문에 온도가 낮은 편이기도 하다.


  곰배령에 올라서서 오른쪽 편에 솟아있는 산이 작은점봉산이며, 점봉산은 작은점봉산 넘어야만 볼 수 있지만, 곰배령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곰배령을 한눈에 조망하려면 올라왔던 탐방로 오른쪽으로 산위로 올라가는 숲길을 따라 중턱까지 올라서면 가장 멋진 곰배령의 모습을 내려댜 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올라오지도 않고 곰배령표시석에서 사진을 찍고 바로 올라왔던 길을 따라 바삐 내려간다. 


 곰배령을 두 배 즐겁게 경험하려면  정상에서 여유롭게 둘러보고 산과 산이 겹치는 풍경을 바라보며 쉬는것과 내려가는 길을 달리 선택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곰배령을 찾아온 사람들은 강선마을에서 올라왔던 길 그대로 내려간다. 숲길 자체가 쉽기도 하거니와 최근에 하산길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왕복코스로 곰배령을 다녀온다.


  곰배령에서 올라왔던 길 오른편에 산위로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여기서부터 점봉산안내센터까지 내려가는 길이 조성되어 있고 거리도 대략 5.4km 정도 된다.

 

 내려가는 길 초반에는 오르막처럼 보이지만 능선을 따라 평평한 숲길이 대부분이고, 2km 정도 남았을때부터 급 경사 내리막이 있다.

  오히려 내려오는 이 길은 야생화가 더 많고 한적하다. 사람들이 거의 오지 않기 때문에 조용하고 숲속에서 들려오는 새소리와 바람소리만이 반겨줄 뿐이다.


 곳곳에 고목도 많다. 구멍이 뚫린 저나무는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나와 같이 걷고 있는 일행만이 온전히 곰배령을 즐기고 있다.


  새로 개설된 내려오는 탐방로는 쉬운듯 쉽지 않은 코스이다. 급 내리막길도 보이고, 너럭바위길도 나타난다.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코스여서 여유롭게 시간을 배정해야만 한다.


  곰배령을 보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주어진 코스를 전부 경험하지 않으면 곰배령을 속속들이 체험했다고 말할 수 없다. 곰배령을 찾은 99%는 그냥 피상적으로 보여지는 꽃길만 보고 갔을 것이다. 


시간이 급해서, 아니면 운동을 위해 곰배령을 찾은 사람들이 땀내며 걸어온것만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돌아가면 아무 기억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로 곰배령을 얘기할 것이다.


  " 생각보다 볼게 없어.. 그냥 곰배령이니까 가본거야..!!"


 곰배령은 등산하듯 빨리 걷기위해 가는 곳이아니라, 숲길을 걷듯 찬찬히 자연을 느끼고, 색다른 꽃을 찾아보고, 푸른 하늘아래 산과 산이 겹치는 모습을 내려다 보는 장소로 인지하고 찾아와야 한다. 


[TIP] 

 산림청 곰배령 예약안내 사이트 : 

https://www.foresttrip.go.kr/indvz/main.do?hmpgId=ID05030005


점봉산 곰배령 예약관련 안내

https://www.forest.go.kr/kfsweb/kfi/kfs/jbRsrvt/jbIntro.do?mn=NKFS_03_07_02_01_01

 -곰배령 입장시간 (하절기 : 9시, 10시, 11시 | 동절기 : 10시, 11시)

 -1일 900명(선착순인터넷 예약시 450명 / 마을대행 예약제로 450명) 이내로 제한되며, 예약날짜마다 예약가능 시기가 다르므로 수시로 확인이 필요.

 -지정된 입산시간 외에는 입장 불가 하다. 서울에서 새벽에 나오기 싫다면, 인근 펜션에서 숙박을 하고 여유롭게 입산시간에 맞춰 가면 좋을 것이다.


곰배골 예약안내(국립공원관리공단이 운영하는 구간)

https://reservation.knps.or.kr/main.action

  -1일 350명 예약 가능하며 곰배령 구간과 다르니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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