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차 (San Esteban - Sebrayo)
출발지역 San Esteban
도착지역 Sebrayo
준비물 기본배낭, 크레덴시알, 알베르게 정보 자료, 식수, 점심식사거리
코스지도
고도지도
거리 / 시간 27.4 km / 8시간
주요지점 San Esteban (San Pedro de leces) - Berbes - La Espasa - Colunga - Pernus - Sebrayo
자치주 Asturias
외떨어진 알베르게는 무척이나 조용하다. 주변에 둘러보아도 도시의 불빛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시골마을이자 초지만 가득한 곳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외롭거나 불행하지도 않다. 순례자 동행들이 있기에 편하게 의지하고 얘기하며 와인 한 잔 기울이며 얘기할 수 있는데다 한국인 혜영이를 만나 한참 대화를 나누며 즐거웠던 시간을 가지기도 했기 때문이 아닐런지..
북쪽길은 산지가 많다보니 해가 늦게 뜬다. 그래서 프랑스길은 6시 부터 일어나 준비하지만 북쪽길은 7시 정도에 일어나는것이 불문율처럼 되어 있다. 너무 일찍 일어나봐야 컴컴한 순례길을 걷기 힘들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길을 나서니 낮게 안개가 드리워져 하늘위로 걷는 분위기를 연출해주고 있다. 게다가 안개가 짙은곳을 지나갈때는 순간 앞서가던 순례자친구들의 모습이 사라지기도 하였다.
이곳을 지나면서 독특한 건물들이 눈에들어오기 시작했다. 아랫단에는 돌기둥이 있고 위에는 목조건물이 있는 형태인데 크기가 작던 크던 비슷한 형태로 집집마다 설치되어 있다. 위로올라가는 계단이 보이지 않아 사람이 살것 같지는 않고 창고건물인듯 했다. 왠지 모르게 지붕의 모습이나 건물 분위기가 익숙하게 다가왔다. 아마도 동양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어서 그러나?
오늘도 어김없이 해안이 보이는 숲길로 들어섰다. 바다도 보이지만 개인 목장인듯한 곳을 수시로 가로질러 가야했다. 그럴때마다 목장의 대문을 열고 들어가야 했다. 아니면 옆에 'ㄷ'자 모양의 통로를 빠져나가야했는데 신기한 것은 이 대문의 모습이 너무나 익숙하다는 것이다. 어디서 본 듯한 형태... 어디서 보았을까?
" 아! 제주올레길 목장을 지나갈때 보았던 그 모습이구나 !"
순례길을 걷는 동안 가끔은 익숙한 풍경에 어디서 보아온듯하거나 한국의 어디쯤 걷고 있는 듯한 착각을 가질때가 있었다. 북쪽길에서 목장을 지날때면 제주올레길의 목장을 지나갈때와 비슷하다. 대문의 모습도 비슷하거니와 목장의 오솔길을 통해 가로질러 가면서 내려다본 바다 풍경도 비슷하기도 했다.
물론 산림이 울창한 숲을 지날때는 강원도 대관령이나 청태산휴양림속 잣나무숲길을 걷는 느낌을 가질때도 있었다. 스페인이 머나먼 나라가 아닌 친숙한 우리나라처럼 보이는 이유가 이래서가 아닐까 싶다.
오늘은 다른 날에 비해 유난히 즐겁기만 했다. 같이 동행하는 순례자들이 많다는것과 혜영이의 유창한 스페인어 능력때문에 그동안 궁금했던 것들을 풀기도 했고, 질문에 대한 답을 속시원히 해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서로 모르던 사람들이, 살 던 곳이 전혀 다른 사람들이 이곳 순례길에서 일체감을 느끼며 동료로써 친구로써 지낼 수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한국에서 길을 걸을때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들이다. 한국에서는 그저 마주쳐가는 사람들에게 조차 인사말도 없이 무덤덤하게 지나갔는데 여기서는 모르는 사람이 지나쳐가면 자연습럽게 'olla'라는 말이 튀어 나온다.
Colunga 마을에 다다르자 가장 먼저 찾은것은 슈퍼마켓이다. Sebrayo에 있는 알베르게에는 주변에 아무것도 없다는 안내자료를 보게되어 저녁과 다음날 아침식사 거리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또한 걸으면서 생긴 생존본능(?)이다. 없으면 무조건 몇 끼의 식사거리를 준비해야만 했다. 슈퍼마켓에서 빵과 참치캔 등을 사는데 옆에 동행했던 순례자 친구가 'Cruz Campo'라는 음료를 추천해 준다. 탄산이 들어간 알콜음료 인데 맛있고 나름 유명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몇 병을 사가져가기로 했다.
먹을거리를 모두 구매하고 배낭에 채우니 묵직한 무게가 느껴졌다. 여기서 저녁거리를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은 알베르게에 도착하고 나서 알게 되었다.
이제 3/4정도 걸어왔나 보다. 해안이 보이는 마을길과 숲길을 벗어나 내륙으로 잠시 들어가는 코스로 바뀌었다. 순례길 중간에는 성당이나 교회를 꽤나 많이 지나쳐 간다. 그 장소는 쉼터이자 점심식사 장소가 되기도 하고 어느날에는 비박의 장소로 사용되기도 한다. 성당마다 크기도 다르지만 작은 종이 2개 또는 3개가 달려있는 종탑의 모습은 거의 유사함을 보여주고 있다.
지나가는 길에 'Camino Primitivo'라는 표시가 보인다. Sebrayo를 지나 Gijon으로 가는 길 사이에 순례길 갈림길이 보이는데 이를 알려주는 표시이다. 하지만 이당시때만에도 정보를 알고 있는게 없어서 그러한 길이 따로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다음에 다시 북쪽길에 온다면 'Camino de Primitivo'를 가리가 마음먹은 것도 이때쯤인듯 하다.
Sebrayo 알베르게에 거의 다다를때쯤 나름 높은 언덕길을 넘어가야 했다. 오래 걸은데다 먹을거리를 잔뜩 구매한 바람에 배낭 무게가 좀더 무거워서인지 발걸음을 떼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조금만더, 조금만더라는 혼자만에 기운을 내며 언덕을 넘었다. 저멀리 알베르게가 보이기 시작했다.
먼저 도착한 순례자들은 자리를 잡고 밖에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빨래를 널고 있었다. 우리도 부랴부랴 샤워를 하고 빨래까지 마치고 밖에 앉아 낮에 샀던 알콜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이곳에서 순례길 걷는동안에 만났던 순례자들을 다시 만났고 반가움에 인사를 나누며 자기가 가져온 와인이나 맥주를 마시며 얘기를 이어갔다. 그런데 어느누구도 저녁식사 준비를 하지 않고 있었다. 왜 그럴까?
오후 7시 정도 되어가니 밖에 밴처럼 생긴 차가 다가왔다. 그리고 차문이 열리니 그 안에 이동슈퍼마켓이 생겼다. 먹을거리와 필요한 것들이 즐비하게 채워져 있었다. 이곳 순례자를위해 매일 7시 즈음에 이동슈파마켓차량이 온다고 한다.
나또한 낮에 슈퍼마켓에서 산 빵과 참치캔이 있었지만 따스하게 국물이 먹고 싶어 쵸리소와 쌀을 샀고, 남겨두었던 건조김치블럭을 아낌없이 사용하여 김치찌개를 끓였다. 부엌에서는 순례자들이 각자 요리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모두들 밖에 벤치로 이동하여 모은 음식을 펼쳐놓고 같이 저녁을 먹었다. 별것 아닌듯한 음식이지만 모아놓고 보니 꽤나 다양했다. 김치찌개부터 파스타, 샐러드 등...
오랜만에 따스한 저녁을 먹었던 날로 기억한다. 음식이 따스한게 아니라 같은 날에 같은 장소에서 만난 순례자들의 따스한 정이 퍼지고 있어서 더욱 포근한 날이 였던것 같다.
정말 단순한 삶이다.
순례길을 걷는것은 걷고, 먹고, 자고의 반복이다. 그러는 동안에 걱정도 사라지고 있었다. 배신한 친구의 생각도 더이상 큰 절망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게 순례길은 사람의 마음을 다독여 주고 있었다.
알베르게 이름 Albergue municipal
숙박비 (유로) 4유로
침대형태 15bed/1방,
침대수 Domitory
담요제공여부 Yes
부엌/조리시설 Yes
화장실/샤워장 Yes (샤워장 및 화장실은 남녀구분 )
세탁기/건조기 No / No
아침식사 제공 No
인터넷 사용 No
주변 편의시설 Supermercado No
Bar No
Restaurante No
박물관 등 No
1) 매일 오후 7시 전후로 슈퍼마켓 차량이 와서 식료품구매가 가능
2) 1층은 침실이며 2층에 부엌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