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메시지 - 42


둘레길을 대하는 방식이 두 가지가 있다.


둘레길 코스를 완주하기 위해 오로지 앞만보고 빨리 걸으려고 한다.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중요하지 않고 오로지 코스를 완주하고 땀내고 운동하는 기분과 기록을 남기는 경험을 하기 위해서이다. 또 다른 방법은 코스를 완주하기 보다 주변 풍경을 보고 즐기고, 쉬면서 즐기기위해 둘레길을 걷는 부류이다. 빨리 걷기보다 천천히 걷고 완주보다는 걷는 자체에 목적이 있다. 필자는 두번째의 방법을 '걷기여행' 또는 '길여행'이라고 부른다.

어떤 방식으로 걷던지 그건 선택의 영역이다. 어느 것이 정답이다라고 말할 수도 없다. 그저 자신의 취향대로 둘레길을 활용하면 된다. 하지만 요즘처럼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고 사색할 시간이 없을 만큼 바쁘고 영상매체에 빠져있는 시대에는 휴대폰속 숲보다 현실에서 만나는 숲을 보며 자연을 느끼며 휴식하며 쉬어가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걷는 여행을 많이해왔다. 빨리 걷기보다 천천히 걸으며 휴식을 많이 취하는 나의 방식에 투덜대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런 사람들이 빠지기 시작하고 쉼과 둘레길에서 걷는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만 남았고 이들은 더없이 걷는 시간을 즐거워했다. 일주일도안 회사에서 스트레스받고 힘들었는데 둘레길 걷고나서 다음 한 주를 버틸 수 있는 힘을 얻었다는 말에 길을 대하는 방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주었다.


그래서 길을 선택할 때는 힘들게 걷는 코스보다 편안하고 풍경이 좋은 코스위주로 선택한다. 물론 때로는 땀날 정도로 힘든 코스를 선택하여 땀흘린후의 개운함을 맛보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둘 다 좋은 방법이다. 둘레길을 찾는 사람들은 등산의 힘듬과 산악인의 목표지향적인 접근 방식에 맞지 않아 그저 즐길수 있다고 판단한 둘레길로 찾아온다. 하지만 둘레길을 걷는 모임도 대부분 코스를 완주하는 것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다양하게 둘레길을 접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나는 천천히 걷고 즐기는 길여행을 만들고 있다.

얼마전 TBN 라디오 방송을 통해 둘레길, 트레킹코스를 소개할때도 한결같이 쉽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길들을 소개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코스'라는 개념이 없다. 자신이 걷고 싶은 만큼 걸어가면 그것이 코스이자 일정이 된다. 빨리 갈수도 있고 천천히 갈 수도 있다. 땀내며 많이 걸어도 되고 즐기며 조금씩 걸어도 된다.


마응을 내리면 숨가뿜도 내려간다. 나에게 맞는 적정한 선을 찾아 걷는 것이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