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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믄땅 푸른숲 가득한 제주의 길
by 길여행가 강세훈 Jan 06. 2017

제주의 숨은 길과 오름, 동검은이오름, 거슨새미오름

남자가 바라본 제주여행


  대부분 사람들은 제주를 찾으면 유명 관광지 내지 해안을 따라바다를 보는 여행을 나선다. 푸른바다가 있고, 검은 돌이 부딫히는 파도가 멋지고, 먹을거리와 잠을 잘 수 있는 시설들이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제주의 내륙을 들어선다 하더라도 한라산과 그 주변에 사려니숲길, 비자림숲 정도만 찾아갈 뿐이다. 제주에는 알려진 숲 말고도 넘쳐나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계곡과 숲길이 무수히 많다. 그래서 나는 제주로 여행을 떠날때면 올레길과 오름 그리고 새로운 숲길을 찾아나서는 일정으로 다녀오곤 한다.


  한라산 아래 약 368개의 크고 작은 오름이 흩어져 있고 비슷비슷한 모습을 띄우고 있어서 몇 개의 오름만 다녀오면 모든 오름을 다녀온듯한 말을 내뱉는 사람들을 보곤 한다. 자세히 보면 산처럼 솟은 오름도 있고, 넓은 쟁반같은 아부오름도 있고, 쌍으로 존재하는 다랑쉬와 아끈다랑쉬오름이 있는 것처럼 오름은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2016년 얼마 남지 않은 날에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기위해 후배와 둘이서 제주여행을 떠났다. 해안보다는 새로운 오름과 길을 찾아서...


   제주 내륙을 잇는 산록도로을 따라가다보면 미악산이라는 제법 높은 오름이 보인다. 그 위에서 내려다보는 제주 남쪽의 풍경은 매우 아름답다. 


  이보다 더 특별한 곳은 미악산 아래 영천이라는 협곡처럼 보이는 건천이 한라산 아래부터 내려와 돈내코계곡을 가로질러 간다. 대부분 건천이지만 비가 많이 내린 날에는 계곡에 물이 고이거나 작은 폭포를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샛길로 들어서서 영천 상류를 따라 탐험하듯 길을 나섰다.


 제주 특유의 계곡을 보여주듯 자잘한 바위와 현무암질의 검은 돌이 계곡을 메우고 있다. 비온뒤라 물이많고 흘러가는 소리가 매우 청아하게 들려온다.  


  사람들의 흔적이 전혀 없는 곳, 여기가 신선이 노닐던 계곡이 아닐까 싶다.


  계곡 사이로 흐르는 물을 말그대로 제주의 물 삼다수이다. 맑다 못해 푸르스름한 기운이 감돈다.


 계곡 위로는 나무가 파라솔처럼 켜켜히 겹쳐있어 하늘이 잘 보이지 않는다. 검은돌과 녹음짙은 나뭇잎 풍경은 내가 좋아하는 제주의 색깔이자 풍경이다.


  찬찬히 계곡을 따라 음미하듯 올라서 본다. 물소리가 계곡을 채우고, 검은 돌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증기는 안개를 만들고 있었다.


  돌에서 솟아나는 운무를 난생처름 마주한것이다. 말로해도 믿지 않겠지만 비온 뒤 계곡을 찾아가면 볼 수 있을 풍경이다. 단순히 안개가 피어나는것이 아니다. 현무암이 내뱉는 자연의 날숨이다. 그 모습이 너무나 신기하여 자리를 뜰 수 없었다. 바라보아도 신기한 풍광이기 때문이다.


  오후에는 찾아갈 곳이 있어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영천을 빠져 나왔다. 다음 해 여름에 다시 찾아오리라 기억해 둔다.


  제주의 오름은 서쪽보다는 동쪽편에 많이 있고 각각 오름의 모습도 훨씬 입체적으로 보인다. 서쪽에 분포한 오름은 한라산 능선이 내려오다보니 조금은 파묻힌듯 보인다.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찾아간 제주의 오름 대부분은 동편에 있는 오름들 이기도 하다. 이번에 찾아간 오름은 동검은이오름(동거미오름)이다.


   거미처럼 8개의 작은 봉우리가 연이어 독특한 모습을 한 오름이라고하여 거미오름이라 불리우지만 예전부터 내려온 이름은 동쪽에 있는 검은오름이라고 하여 '동검은이오름' 이라고 한다. 네비게이션을 켜고 가면 검색은 되지만 정확한 장소가 맞는지 의심이갈 정도로 요상한 장소를 안내한다. 


  구좌공설묘지공원을 가로질러 오른쪽에 높은오름을 지나가면 올바로 찾아온 것이다.  처음 마주한 동검은이오름은 여타의 오름과 비교하여 달라보이지 않는다. 그냥 산처럼 보이는 높은 오름이다.


  하지만, 길을 따라 오른쪽으로 400여 미터 걸어가면 본격적인 오름을 올라서는 입구가 보인다. 여기서 바라보는 오름의 모습은 파격에 가까운 모습이다.


  입구를 들어서면 양쪽에 낮은 봉우리가 서 있고 왼쪽 봉우리를 따라 올라선다. 굼부리처럼 한쪽이 터진 오름이자 새로운 분화구가 자리잡은 복잡한 형상을 하고 있다. 처음 올라간 봉우리는 능선위에 좁은 길이 이어져 있고 양쪽에 급한 절벽처럼 보인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익숙한 오름과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좀더 맑은 날이였다면 한라산까지 보였을텐데 우리가 찾아간 날은 안개가 끼어 있어 시야가 깨끗하지 못했다. 제한적으로 보이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첫번째 봉우리를 내려오면 그 사이에 작은 분화구가 보이고 그 아래 무덤이 자리잡고 있다. 자연적으로 생긴 참호같은 곳에 무덤아 아늑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오름 중턱은 높은 곳에 올라와 있다는 느낌이 전혀없는 분지와 같은 곳이다. 큰 나무가 없는 대신 억새가 가득피어난 곳이다. 


  분지를 지나 3번째 봉우리에 올라서니 동남쪽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역시나 안개때문에 시야가 가려 백약이오름 정도만 보일 뿐이다.


  반대쪽으로 걸어나면 4번째 봉우리이다. 봉우리라고 하지만 높지않고 언덕처럼 보일 뿐이다. 여기서부터 동검은이오름을 내려가는 길이다.


  별다른 이정표는 없지만 푹신한 고무매트가 길처럼 펼쳐져 있어 이를 따라가면 될 뿐이다. 이런곳에는 이정표가 없어도 사람이 만들어놓은 흔적만 따라가도 길이 된다.


  얼추 내려와 뒤를 돌아보니 동검은이오름의 새로운 모습이 보인다. 하나의 봉우리같았던 오름은 갈라진 굼부리처럼 보이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오름이다.


  팔방미인 오름이다. 몇 번을 더와야 이 오름을 모두 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해가 질 무렵, 찾아간 곳은 민오름 맞은편에 있는 거슨새미오름이다.


  오름 중에 물이 있거나 연관성을 가진 오름은 별로 없다. 사려니숲길 중간에 있는 '물찾오름' 정도만 알것이다. 거슨새미오름은 물이 나오는 샘이 있는데, '물길이 한라산을 향하여 거슬러간다'라고 하여 거슨새미오름으로 불리운다.


  이 오름이 독특한 것은 주변에 체오름과 굼부리형태의 안돌오름과 밧돌오름이 나란히 이어져 있어 가족 오름처럼 보인다.


  게다가 안돌오름은 숲이 없는 억새로 된 오름이다 보니 거슨새미오름과 색깔이 대비되어 독특함을 더해준다.

오른쪽부터 거슨새미오름, 가운데가 안돌오름, 가장왼쪽이 체오름 이다.


  거슨새미오름은 말발굽형 오름으로 오름자체가 특이하지는 않지만 샘물이 있다는것이 특이하며 목장을 따라 편백나무숲과 소나무숲길을 걸어가야만 닿는 곳이라 오름보다는 찾아가는 여정에 있는 숲이 멋진 곳이다.

거슨새미물이 있는 장소이다.


   오름은 크지 않기 때문에 1~3시간 내외로 다녀올 수 있다. 산처럼 힘들지 않지만 올라섰을때 제주내륙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오름이다. 오름마다 독특함을 안다면 찾아가는 재미가 더욱 쏠쏠해 진다.


 내려오는 길 오른쪽에 목장이 있다. 제주에 흑우가 매우 귀한 소라고 하는데 저멀리 검정소가 신기한지 우리를 쳐다본다. 평온한 목장의 풍경과 송아지의 귀여운 모습을 눈에 담으며 차가 있는 곳까지 찬찬히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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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거믄땅 푸른숲 가득한 제주의 길
한국의 랑도네를 꿈꿉니다. 아름다운 길을 찾아가는 길여행가...
 “사계절 걷기좋은 서울둘레길” "우리동네에도 올레길이 있다" "서울사계절 걷고싶은길" 책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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