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 사건사고 일지
디즈니 플러스에서 필리핀을 배경으로 제작하여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카지노를 보면
실제 사건과 인물들을 각색하여 극 중에 담았기에 꽤 흥미롭게 본 기억이 있다.
넷플릭스의 '수리남'에서 실제 지명을 써서 항의를 받은 것 때문인지
앙헬레스와 클락을 아길레스, 칼리즈라는 가상의 지명으로 바꾸고,
볼튼이라는 카지노는 실제로는 대부분 마닐라의 오카다 카지노에서 촬영을 했다.
손석구 배우의 역할은 실제로 앙헬레스 지역에 코리안 데스크로 파견 나왔었던 경찰관인데
드라마처럼 처음은 아니고 두 번째로 파견되었다. 첫 파견은 마닐라이다.
극 중에 현지경찰이 전근 가면서 에어컨을 떼어간 것은 실제 에피소드이다.
박왕열을 추적할 때 그의 여자친구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을 분석하여 위치를 알아냈던 것이나
모 화장품 회사 오너가 고액 도박을 했다거나 앙헬레스에서 '미스터 박이 맞냐'라고 묻고 총을 쏜
청부살인사건은 모두 실제로 있었던 일들이다.
최민식 배우의 열연이 돋보였던 차무식이 실존하는 인물이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당연히 실존 인물은 아니고 필리핀 카지노의 대부라고 불렸던 여러 인물들을 복합적으로 만든
가상의 캐릭터이다.
실제로 이 씨, 오 씨, 윤 씨, 김 씨 등 한때 필리핀 카지노의 왕이라고 불렸던 사람들은 있지만
그쪽 업계는 권력의 독점이 오래가지 않는 데다 중국계 대형 카지노 업체들이 들어오고
온라인 사이트를 통한 아바타 베팅이 늘어나면서 많이 약해졌다.
필리핀의 막후 권력자 역할을 했던 다니엘이라는 캐릭터도 참고를 했을 만한 인물은 있다.
샤빗 싱손이라는 필리핀 카지노의 대부라는 사람인데 고령이라 은퇴하고
현재는 주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데 K-pop 현지공연을 할 때도 주최를 한다.
드라마를 제작할 때 우리 팀에 자문 의뢰가 들어왔었는데 당시에 일이 바쁘기도 하고
본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절차도 있어서 거절하게 되었다.
특히 도박에 중독되어 전재산을 날린 호구 사장의 역할을 했던 배우는 여러 차례 연락을 했는데
결국 도움을 못 드리게 되어 죄송한 마음이다.
살짝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제법 고증도 잘 이루어졌고
필리핀의 현실과 카지노 업계를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