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 사건사고 일지
필리핀의 한국 대사관에는 사건사고를 담당하는 해외안전팀 영사가 4명이 있다.
공관 규모에 비하여 많은 편인데 사건사고가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한 때 외교부 재외국민 보호과, 안전과 업무의 반 이상이 필리핀 관련이었던 적도 있었다.
우리 팀 영사들은 경찰, 해경, 외교부 영사로 구성되어 있는데
영사 별로 관할지역이 있고 세부나 보라카이 등 비사야 지역을 관할하는 세부 분관에도
경찰영사가 1명 있어서 필리핀 전체를 총 다섯 명의 영사가 나누어서 담당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영사와 더불어 사건사고를 직접 처리하는 실무관들이 있고 현지 직원과 법률자문가도 있으며
공관에서 먼 지역에는 영사협력원을 두어 영사조력을 돕고 있다.
가장 사건 사고가 많은 곳은 크게 3개 지역을 꼽을 수 있는 데
첫 번째는 전통의 유흥가인 마닐라 말라떼 지역으로 대형 카지노가 다른 지역에 생기고
한인 파출소도 생기면서 강력사건의 수는 줄었지만 대신 마약사범과 노숙자들이 늘었다.
두 번째는 사건 사고의 메카라고 불리는 앙헬레스 지역이다.
이 지역에는 교민과 방문자들도 많고 카지노도 있으며 성매매 등 유흥산업도 발달해 있고
한국에서 직항이 생긴 이후에 관광객 증가와 더불어 사건사고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지난 십 년 동안 대형 카지노들이 들어선 파사이, 파라냐케 지역이다.
솔레어 카지노를 필두로 COD, 오카다 같은 대형 카지노들이 차례로 오픈하면서
사건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인 데다 마닐라 국제공항도 위치해 있다.
사건의 종류도 불법감금, 폭력, 사기, 횡령, 자살 사건 등이 끊이질 않는다.
물론, 세 지역이 삼국지처럼 서로 패권을 차지하려고 경쟁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서로 더 안전한 지역이라고 홍보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