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 비즈니스

영사관 해외안전팀 사건수첩

by 윤랑

필자는 테니스가 취미여서 모임에도 가입하여 현지인들과도 종종 어울리곤 했는데

그중에는 유명한 제빵점 체인을 소유한 부유층 가문 출신의 회원도 있었다.


식사자리에서 그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인데 그는 어려서 납치를 3번이나 당했다고 한다.

그의 다른 형제도 유괴당한 적이 있다고 했다.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전문 범죄조직에게 당한 게 아니고 보통 먼 친척이나 고용했던

가정부, 운전기사가 금전적인 문제가 있을 때 고용주의 아이를 잠시 데리고 갔다가 돈을 받고

하루 이틀 안에 돌려주는 방식이었고 실제로 납치당했을 당시에도 그냥 도시 외곽의 마을에서

그 동네 아이들과 놀다 온 게 다라고 했다.


당시에 그의 부모는 경찰에 신고조차 안 했다고 한다.

돈만 주면 안전하게 아이가 돌아올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필리핀 민다나오 지역에 테러, 납치사건이 발생하여 여행금지구역이 선포되자 지역 한인회에서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며 대사관에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는데 사석에서 만난 그 지역 한인회장이 본인도 납치된 적이 있다는 말을 해서 놀란 기억이 있다.


이처럼 필리핀에는 납치가 마치 비즈니스처럼 만연하긴 했으나 실제로 피해자가 사망하거나 크게 다치는

경우는 드물었는데 그게 최근에는 완전히 판도가 바뀌어서 납치 피해와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그 원인을 두 가지에서 찾는데 첫 번째는 대형 카지노가 마닐라에 진출한 이후로 돈문제로 인한 개인 간의 갈등이나 사채업자들과 관련된 사건인 경우이고 두 번째는 경찰이 범인으로 개입하는 경우가 잦아졌다는 것이다.


필리핀 경찰청에는 AKG (Anti Kidnapping Group)라는 납치사건 전담부서가 있을 정도로 납치사건이 자주 일어난다. 문제는 경찰이라도 100% 신뢰를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지익주 씨 사건도 현직 경찰과 간부들이 직접적으로 개입한 천인공로할 사건으로 정말 세계 경찰사에 흑역사로 기록될 사건이다.


이런 안전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필리핀의 발전도 요원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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