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사

영사관 해외안전팀 사건수첩

by 윤랑

마닐라에 여행을 온 30대 초반의 젊은 여자가 신축 고급호텔 방 안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다.

일행은 여자만 넷이었고 같이 외출하여 술을 마시다가 컨디션이 안 좋다고

먼저 호텔로 돌아온 여자가 자는 줄 알았던 일행은 다음날 오전 늦게서야 그녀가 사망한 걸 알게 되었다.


필리핀 경찰 과학수사대 SOCO에서 현장에 임장 하였고

경찰에 신고하기도 전에 일행이 대사관에 연락을 하여 필자도 시신을 부검하기 전에 시신의 상처 등을

육안으로 확인하는 검안절차에 참석했는데 정말 시신은 멍자국 하나 없이 깨끗했다.


일행에게 특이한 점이나 건강상태는 어땠는지 묻자 여행을 와서 사진을 많이 찍으려면

살을 빼야 한다고 다이어트용 주사를 처방받아서 매일 주사를 맞았는데 그 후에

밥맛이 없다고 거의 물과 술만 마셨으며 잠도 거의 자지 않았다고 한다.


사망자의 소지품 안에서 당뇨 인슐린 주사 같은 펜형 주사기가 나왔다.


부검결과는 급성 심장마비였고 실제로 사망 시에도 가슴을 부여잡은 채로 발견되었다.

부검의가 말하길 그게 급성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자에서 보이는 전형적인 패턴이라고 한다.


같이 여행을 온 친구들의 미안함, 망연자실한 표정들과 유가족의 황망함이 아직도 생생하다.


다이어트 주사약과 사망이 인과관계가 어느 정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약물이나 부작용이 있는 법이고 특히 식사를 거르고 밤을 새우는 것은

원래도 위험하지만 절대로 여행을 와서 하면 안 된다.


운이 나쁘면 혹독한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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