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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진우 May 15. 2021

가상화폐와 라이(Rai Stones)

가상화폐의 가치와 운명

주식? 부동산?

가상화폐?

라이 (Rai Stone) - 출처: Wikipedia



마이크로네시아에는 '라이(Rai)'라 불리우는 구멍난 돌이 있다. 이 돌의 역할은 섬사람들에게 '화폐'의 역할이다.


예를 들어 내가 물고기 열마리를 너에게 주고 망고 스무개를 받기로 했는데 망고가 아직 철이 아니니 그걸 나중에 받기로 하고 그 증거로 라이 돌을 받는 것이다.


그런데 이 라이 돌은 굳이 주고 받거나 할 필요가 없다. 섬사람들 사이에서, '동쪽 들판에 있는 라이는 돌쇠 것' 이란 공감대만 있으면 거래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심지어는 배에 싣고 다른 섬에 가져가다가 바다 속에 빠져도 상관 없다. 그 돌이 바닷속에 있고, 누구의 것이란 걸 사람들이 인정하면 그건 그대로도 화폐의 역할, 즉 가치 저장 및 교환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주식은 기업의 소유권을 나누어 놓은 증서이며, 부동산은 건물 또는 땅의 소유권이다. 이것은 실질적인 기업 또는 땅의 가치와 일치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 가치보다 오르락 내리락한다. 사람들이 그것에 관심을 가지느냐 안 가지느냐에 따라 실질 가치 위 아래로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상화폐는 어떠한가?


가상화폐는 라이와 같다. 사람들이 그 가치를 인정하면 가치가 생겨나고, 관심이 크면 가격이 올라간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것에 흥미를 잃어버리면 그것은 태평양 바닥 깊은 곳에 빠진 라이와 같아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상화폐를 사들인 돈은 그 엄청난 돈은 다 어디로 가버리는 걸까?


다시 라이 화폐 이야기로 돌아가보면 답은 쉽다.


라이 돌을 만든 사람은 그 댓가로 물고기를 받을 수 있었다. 그 다음에 거래한 사람은 라이를 가지고 물고기와 망고를

교환할 수 있었다. 때에 따라 준 것 보다 좀 더 많은 먹거리를 받거나 덜 받는 경우도 있긴 했다.


마지막에 먹거리를 주고 라이를 받은 사람은?

그 사람은 돌덩이를 가지게 되었지만 아무도 관심이 없자 그 돌은 버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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