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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사람 박코리 Jul 09. 2015

아이와 어른 사이, <보이후드>

우리 모두의 보이후드에는 어른이 있다.   

한 사람의 보이후드에는 아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어른도 있다. 어른도 아이처럼 겁을 잔뜩 집어먹고선 어쩔 줄 몰라하기도 하고 엉엉 울기도 한다. 그렇게 아이도, 어른도 기뻐하고 아파하며 함께 자란다. 주인공 메이슨의 보이후드에도 여러 어른들이 등장한다. 메이슨의 엄마는 어린 메이슨 앞에서 늘 삶을 버거워한다. 또 다른 어른인 아빠는 내킬 때 메이슨 앞에 불쑥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엄마의 세 번의 이혼, 네 번의 이사와 전학, 하이틴 로맨스와 이별을 겪고 난 후 메이슨은 결국 아이에서 어른이 된다.  메이슨은 대개의 성장 영화의 소년 주인공들과는 달리 어른들을 원망하거나 하지 않는다. 버스가 여러 정류장을 거쳐 마침내 목적지에 닿듯 자신을 아프게 한 어른들을 하나,둘 담담하게 지나치며 성장한다. 메이슨이 대학에 붙어 집을 떠나는 날, 메이슨의 엄마는 메이슨 앞에서 대성통곡을 한다.


"오늘은 내 인생 최악의 날이야. 결국 내 인생은 이렇게 끝나는 거야. 참 많은 일들이 있었지. 결혼하고 애 낳고 이혼하면서. 네가 난독증일까 애태웠던 일, 처음 자전거를 가르쳤던 추억. 그 뒤로 또 이혼하고 석사학위를 따고, 원하던 교수가 되고 사만다를 대학에 보내고. 너도 대학에 보내고....... 이젠 뭐가 남았는지 알아? 내 장례식만 남았어! my f***ing funeral!"
 "왜 40년 후의 일을 미리 걱정해요?"
"난 그냥 뭔가 더 있을 줄 알았어."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쩌면 인생이 별 거 없다는 걸 알아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내가 대단해질 것이라는 착각에서 깨는 것 혹은 절대로 닮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진저리치게 만들던 어른들을 차츰 이해하게 되는 것, 아닐까?  


아이러니하게도 영화의 마지막에 흘러나오는 노래의 제목이 Hero이다. 가사를 듣고 보니 비로소 이해가 간다. 나를 보내 달라고, 당신의 hero 역할을 하는 대신 내 삶을 살겠다는 가사가 자꾸만 귀에 맴돈다.  

*번역은 제맘대로 :) '의역'이라고 치는 걸로!

Let me go

나를 보내줘요

I don't wanna be your hero

당신의 영웅으로만 남긴 싫어요

I don't wanna be a big man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은 건 아니에요

I just wanna fight with everyone else

그저 나로서 모두와 제대로 붙어보고 싶을 뿐이에요


Your masquerade

당신의 가면놀이나

I don't wanna be a part of your parade

당신의 퍼레이드에 장단 맞추고 싶지 않아요

Everyone deserves a chance to walk with everyone else

당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와 함께 걸어볼 기회를 놓치지 않을 거에요


While holding down a job to keep my girl around

돈 벌어서 여자를 만나고

and maybe buy me some new strings

내가 번 돈으로 새 기타도 사고

and her and I out on the weekends

그 여자랑 주말 내내 같이 있을까 해요


and we can whisper things; secrets from my American dreams

너무 유치해서 비밀이었던 꿈을 서로에게 속삭일 수 있겠죠

Baby needs some protection

그녀는 내가 그녀를 지켜주길 원할 거에요

But I'm a kid like everyone else

그치만 알잖아요, 사실 난 아주 평범한 녀석이라는 걸


So, let me go

그러니 이제 그만 날 보내줘요

I don't wanna be your hero

당신의 영웅으로만 남긴 싫어요

I don't wanna be a big man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은 건 아니에요

I just wanna fight with everyone else

그저 나로서 모두와 제대로 붙어보고 싶을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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