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하지 말라는 당신께 (1)

교통, 편의시설, 벌레, 잡초

by 잼스
<전원생활하지 말아야 할 이유>라는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됐다.

1. 교통 불편

2. 야간 활동 불편

3. 배달이 안된다

4. 벌레, 해충

5. 마당 관리 잡초

6. 방범

7. 난방비

8. 집 관리

9. 대인관계

많은 영상들에서 지적하는 전원생활의 단점은 대동소이하다. 1,2,3번과 4,5번 그리고 6,7,8번이 비슷한 이유라서 한데 묶으니 네 가지다.


첫 번째 불편한 교통과 편의시설이다.


시내 맛집에서 저녁 먹으며 반주 한 잔 못할 때 아쉽다. 대리운전? 택시?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그러니 술은 집에서. 뭐, 단점이 장점 같기도 하다. 야식 배달이 안될 때 서운하지만 만들어 먹는 재미도 쏠쏠하고 집에 오는 길에 포장해 오면 된다. 해지고 난 후에 마땅히 할 일 없는 지루함 때문이라면 개인적인 문제이지 전원생활 자체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시내버스는 드물고 일찍 끊긴다. 어딜 가려면 자가운전을 해야 해서 번거롭다. 버스시간표를 확인하긴 하지만 주로 차 갖고 나갈 일이 있을 때 몰아서 처리하곤 한다. 사실 도시에서야말로 운전을 많이 하게 되지 않나? 그러니 위험도도 높다. 지방도시는 주차가 수월하다. 버스터미널에 주차하고 고속버스를 이용하기도 하고, 대형마트와 병원도 차로 30분 내외 거리에 있어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사실 도시에선 너무 붙어서 산다. 자본과 인구집중으로 사회•경제적 문제들이 노정되어 있음에도 도시인들은 벗어나길 두려워한다. 생계를 위한 인적•사회적 관계가 거미줄처럼 붙잡고 있는 데다가 쉽게 변화를 시도할 여건도 안된다. 게다가 지방에 대한 고정관념, 시골은 힘들고 불편한 곳이라는 인식이 도시이탈을 막고 있다.


도시인의 숨통을 트이게 해 주고 지방의 인구감소를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5도 2촌 문화 확산과 은퇴자들의 노후를 전원생활로 유인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되어야지 싶다. 아무래도 이 부분은 나중에 좀 더 많이 풀어갈 이야기가 될 것 같다.




두 번째는 벌레 또는 야생동물과 마당 관리다.


모기, 하루살이, 지네, 개미, 거미, 꼽등이, 벌, 고라니, 두더지, 박쥐, 쥐... 뱀은 아직 못 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적당히 피하거나 어울려 살 수밖에 없다. 자연의 일부이고 나보다 먼저 입주한 주민인 것을 어쩌랴. 언제부터 우리가 이들과 헤어져 살게 됐는지 격세지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사람보다 덜 무서운 존재들이기도 하다.


다른 것은 차치하고 개미까지 이 명단에 올리게 될 줄은 몰랐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개미의 중량이 인간 전체보다 무겁다고 한다. 개체수가 아니라 무게다. 설사 그렇다 한들 도시의 아스팔트와 콘크리트에선 개미를 잊고 살았다. 뒤뜰의 정자를 쏠아 쓰러뜨렸을 때에야 심각하게 퇴치제를 찾기 시작했지만 불행히도 특효약이 없다.


알고 보니 정자 기둥은 개미들의 고층아파트였다


방충망으로 차단했지만 야외에서까지 모기나 하루살이를 피할 수는 없다. 처음 내려와서 지네를 집안에서 발견하고 기겁했었다. 크기도 위협적이었고 한 번은 물리기도 했다. 붕산과 소독용 에탄올을 집안팎에 뿌려 없어졌나 했더니 최근 장마 때 작은 녀석 몇 마리가 다시 나타났다. 집안이 습하면 들어온다는데 주중에 비어 있는 걸 아는 모양이다.


거미는 크게 해롭진 않은데 거미줄은 미관상 보기 좋지 않고 어쩌다 머리에 걸리면 거북한 기분이다. 가을철엔 화장실에서 가끔 꼽등이를 발견했는데 보이는 대로 살처분했다. 벌에 쏘인 적은 없지만 처마와 현관문에 만들고 있는 벌집을 발견하고 에프킬라로 초기 박멸했다.


한 번은 고라니가 윗집에서 우리 집 쪽으로 내려오려고 두리번거리는 걸 발견했다. 신기하긴 했지만 텃밭을 망칠까 봐 다음날 크레졸 비누액을 물에 타서 곳곳에 설치했다. 두더지는 백약이 무효였다. 덫도, 진동 퇴치기도 무용지물이니 부디 상술에 속지 마시길. 지나다닌 길에 구멍을 내서 가루 농약을 조금씩 뿌리기도 했지만 여전히 이곳저곳에 땅굴을 파고 다닌다.


박쥐는 해충을 잡아먹는 유익한 동물로 보호종이다. 어쩌다 집안으로 들어와 한밤중에 난리가 났었다. 박쥐가 거실과 안방으로 날아다니는 광경이라니. 파리채로 기절시킨 후 봉지에 담아 밖에서 날려 보냈다. 집 천장에 살았나 본데 실리콘으로 처마 틈새를 막느라 고생했다. 아주 좁은 틈인데도 납작하게 몸을 접어 드나든다. 쥐는 의문의 죽음을 당한 시체로 뒤뜰에서 맞닥뜨렸고, 다행히 아직 뱀은 보지 못했다. 내가 아는 분은 어망에 먹잇감을 놓아 뱀을 잡는다고 하던데...


진딧물, 노린재, 배추벌레, 미국선녀벌레, 깍지벌레, 총채벌레, 갈색날개매미충... 주로 나무에 피해를 입히는 해충들이다. 왜 농민들이 살충제와 농약을 치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한 해였다. 나는 아직까지 친환경 살충제만을 사용하고 있지만. 모른다. 언제 내가 독한 마음을 먹게 될지.


해충과 유해동물만 있는 것은 아니다. ① 두꺼비 ② 사마귀 ③ 방아깨비 ④ 창문에 부딪쳐 멍한 모습의 참새 ⓹ 동양달팽이 ⓺ 붉은머리오목눈이 둥지

다음은 마당 관리 특히 잡초제거에 관한 얘기다. 마디꽃, 바랭이, 세포아 풀, 괭이밥, 명아주, 쇠비름, 질경이, 방가지똥... 사실 잡초라는 단어를 쓰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정성 들여 키우는 꽃과 채소, 잔디의 생장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 방치하고 있다. 주로 뒤뜰에 무성한데 가끔씩 예초기로 정리한다. 그곳은 과실수가 자라고 있어 밟고 다녀도 신경 쓰이지 않는 잡초가 낫다는 생각도 든다. 앞마당 잔디엔 봄가을에 한 번씩 제초제를 뿌린다. 한여름에 잔디 깎는 수고가 만만치 않은데 풀 뽑기까지 하기엔 힘이 부치기 때문이다. 다행히 빗물에 쓸려 하천으로 흘러도 문제가 없는 약품이다.


풀과 나무의 생육이 활발한 하절기에는 주말 5도 2촌 생활자에겐 넓은 정원마당을 관리할 시간이 빠듯할 수 있다. 하지만 하기 나름이다. 기계나 친환경 제초제를 이용해 보고, 정 힘들면 잔디와 화단 일부를 자갈이나 마사토, 벽돌, 시멘트 등으로 바꿀 수도 있다. 처음부터 마당의 규모가 작은 집을 구하면 수고로움이 훨씬 줄어들 것이다. 풀 뽑는 작업이 몰입도가 높아 정신건강에 좋다고 예찬하는 분도 있으니 선택은 정원 주인의 몫이다.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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