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당의 발칙한 발바닥

by 잼스
저녁 무렵 만조로 넘친 호아이강물

'하는 짓이나 겉모습이 차마 볼 수 없을 정도로 우습고 거슬림'. 꼴불견이다. 벽두에 해맞이하러 강변을 걸었다. 솟아오른 태양을 한 해의 기운으로 맘껏 늘려 잡고 돌아오는 길, 부둥켜안고 선 서양인 한쌍과 마주쳤다. 술이 덜 깬 여성이 "저 해를 보라"며 내게 손짓팔짓한다. "Happy New Year"로 입막음하고 돌아섰는데, 아내가 "강 건너 벤치에서 애정행각을 벌이더니 언제 건너왔지?" 한다. 끌끌... 신정도 설이라 저녁은 한식으로 정했다. 떡볶이와 낙지덮밥, 매운맛이 통했다. 식사가 끝나고 일어서다 건너편 남자의 발바닥을 보고 말았다. 3인용 긴 의자에 삐딱하게 맨발을 쭉 뻗고 앉은 이. 같은 국적이 아니길 바랐는데 맞은편 아내, 어린애와 우리말로 떠든다. 근처 테이블엔 외국인들도 있어 낯이 뜨거웠다. 어빙 고프만의 말대로, 우리 모두가 일상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연출하는 배우라면, 무대 앞과 뒤는 가려야 하지 않을까? 부디 서로의 삶을 존중하는 태도만은 지켜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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