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여행이 마음에 들어!

by 잼스

같은 집 3층으로 옮기는 날이다. 다른 위치를 느껴보고 싶어 예약을 그렇게 했다. 늦은 점심을 먹고 돌아오니 짐이 모두 옮겨져 있다. 들어서자마자 이 방이 좋아졌다. 저녁에 나가려던 일정을 지워버렸다. 실내기온 22℃에도 한기가 느껴져 뜨거운 물로 몸을 지지고 차가운 맥주를 꺼냈다. 전망 좋은 발코니에서 재즈를 들으며 컵라면과 잭프루트를 안주로 꺼내왔다. 행과 불행이 출렁이는 물결처럼 수평을 맞추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균형을 잡는 거다. 넘치지 않아 얼마나 다행인지. 그리고 호이안의 고요는 또 얼마만인지. 좀체 쉴 틈 없는 도시에서 이처럼 우연한 행복이 너무 반갑다. 차소리도 어둠에 묻혀 불 꺼진 극장처럼 먼데 불빛이 나를 끌어당기고, 우리는 그 속에서 소곤거림으로 깊어가는 밤을 맞이한다. "나는 내 여행이 마음에 들어!" 한밤에 가로로 누운 붉은 반달을 보았다. 언젠가 이곳에 다시 오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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