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한국인이세요?

by 잼스

흐엉강변 산책은 늘 즐겁다. 넓고 긴 공원 녹지와 산책로를 따라 확 트인 시선으로 고성(古城)과 강물, 다리 그리고 하늘을 맘껏 즐긴다. 그 길에서 만나는 상점의 베트남인들은 웃으며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를 전한다. '어떻게 알았지?' 비록 호객일지라도 우리말을 들으면 놀랍고 반갑다.


우연히 길에서 마주친 분이 "한국인이세요?"하고 묻는다. '과연 내 어디에서 그런 분위기가 느껴지는 걸까?' 맞다고 하니 마사지샵을 운영한다며 뒷 건물을 가리킨다. 싸고 좋은 식당 등 여행 정보를 주시겠다는데 왠지 폐 끼치는 것 같아 인사만 하고 돌아섰다. 이분 말마따나 다른 곳에 비해 훼Huế엔 한인이 많지 않은 것 같다. 번화한 이 거리, 다른 데선 흔한 한글 간판, 안내문, 메뉴판이 없는 걸 보면.

그럼에도 거리에선 기아차, 현대차를 쉽게 만나고 지금 숙소엔 삼성TV, 세탁기가 있다. 강변식당 종업원은 식당 문에 걸린 만국기 속 태극기를 가리키며 "Korea"를 외쳤고, 일본인 관광객에게 한국인이냐고 묻는 광경도 가끔 본다. 다낭의 기념품 가게 직원은 커피를 고르는 우리 옆에서 애국가를 읊조렸고, 호이안 숙소 주인은 정수기가 한국브랜드라는 걸 몇 번이나 강조했다.


문득 수많은 한국인들이 깔아놓은 카펫 위를 내가 산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 기간 수많은 한국인들이 남긴 좋은 인상, 한국 브랜드의 훌륭한 상품들,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지금 같은 환경을 만들었으리라. 어쩌면 나도 한 줄 질 좋은 실오라기로 남을 수 있을까?


저녁에 집밥이 너무 먹고 싶어 'K-Market'을 검색하니 햇반과 김치가 보여 찾아갔다가 허탕 쳤다. 대신 가장 큰 빈컴플라자 Winmart에서 'bibigo 포기김치'와 쌀을 사다가 밥을 하고, '신라면'을 끓여 곁들였다. 다른 나라라면 이게 가능한 일일지? 다른 국민이라면 이렇게 할 수 있을는지? 배가 든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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