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3, 조식

by 잼스

이번 여행엔 숙소 조식을 먹는 날이 절반은 되었다. 다낭에선 주방이 있어 직접 해 먹었고, 훼와 호이안은 숙박비에 아침식사가 포함되었다. 보통 주메뉴를 하나 정하면 과일이 디저트로 나오는 식이었는데, 2주간 머물렀던 호이안 숙소 P는 좀 남달랐다. 선택지가 많았고 그걸 매번 구두로 식탁에서 정해야 했다. 예를 들면 커피는 블랙, 주스는 오렌지, 메인디쉬는 오믈렛, 후식은 프룻 샐러드와 같은 식이다. 그러고도 뜨겁고 찬 것, 치즈를 얹을 건지 등을 옆에 서서 꼬치꼬치 물어왔다. 커피가 진해 뜨거운 물을 따로 요청하기도 했는데, 이것도 남들 하는 걸 보고 알게 된 것이어서, 이게 뭐라고 이리 번거로운가 싶었다. 그럼에도 한 번 겪어보자는 마음에 이것저것 다른 메뉴를 시키곤 했다. 사실 다른 곳을 두루 다녀본 지금도 왜 그리 어렵게 일을 하는 건지 이해하지 못한다. 세심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메시지였는지, 아니면 그 만의 어떤 의식儀式 같은 것인지. 끝내 진실을 알지 못하고 잊게 될 테지만 수시로 상기시키는 '기억의 단서'가 있다. 바로 핀커피 드리퍼다. 그때 이후로 한국에서 가져간 필터와 여과지를 대신하고 있는데, 커피를 내릴 때면 가끔 그 집 메뉴판을 고쳐주고픈 충동이 인다. 선택의 패러독스에 빠져 맛을 놓치지 않도록.

이전 13화에피소드, 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