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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잼스 Apr 20. 2023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며

우리 가요 24곡, 유익종

요 며칠 Notion에 몰두하고 있다.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메모, 계획, 정리통합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다. 개인적인 용도라면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쉽게 습득할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처음엔 메모 용도로 쓰다가 템플릿을 만들어 쓰면 된다는 말에 '지금도 메모는 여기저기 하고 있는데 뭘 또...' 했다가 계속 주물럭거리고 있다.


그렇게 만든 것이 <잼's 노션>이다. 커스터마이징 웹노트라고나 할까? 디자이너에 의해 샘플로 제작된 템플릿을 참고하거나 활용, 짜깁기해서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유튜버의 동영상을 보고 따라 하니 한결 쉬웠다. 삼각형과 다이아몬드 토글키를 클릭하면 데이터베이스와 연동하거나 체크박스가 나열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대시보드 화면이 훨씬 다.


웹에 페이지를 만들고 그 속에 블록을 쌓아가며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구조다. 예를 들면 일기장과 독서 리스트를 내 입맛에 맞게 체계적으로 만들 수 있고, To-do List를 보기 좋고 쉽게 만들 수 있다.  '세줄일기' 앱처럼 사진일기를 대시보드에 만들어 넣었는데 Embed와 링크, 내 파일 업로드를 할 수 있어서 어렵지 않았다. 실제 일정관리 달력을 만드는 것은 클릭 몇 번으로 가능했다.


기본 블록 속에 페이지를 삽입해서 독서, 음악리스트와 일기를, 정원생활을 하면서 해야 할 장단기계획을 본채, 별채, 정원과 기타 항목으로 묶어 두었다. 단기계획은 맘먹고 할 일들, 장기계획엔 다소 비용이 수반되는 항목들이다. 메모에는 당일 할 일과 함께 장보기 목록이 나열되어 있다. 이런 항목들은 체크버튼으로 만들 수 있어 클릭하면 자동 취소선이 그어진다. 실행 유무를 구분하기 쉽고 편집도 쉽게 할 수 있다.


사실 나는 메모를 많이 하는 편이다. 오래된 습관인데 '기억은 기록을 이길 수 없다'는 확신 때문이다. 지금 테이블 위에 놓인 종이 메모지가 네 개에다 넓적한 3색 포스트잇 하나, 노트가 2권, 클립보드 하나가 있다. 휴대폰과 노트북까지 하면 거의 10개가 넘는 메모 도구다. 일부 실행한 결과는 엑셀에 탭으로 구분해서 정리하고 있다. 텃밭관리, 꽃 파종, 정원 관련 매일 한 일과 아이디어, 난방전력 체크까지.


그 외에도 네이버 메모와 세줄일기, 캘린더 앱 등을 쓰는데 노션은 이 모든 것을 한 화면에 모아놓은 느낌이다. 그동안 네이버 메모에 모아둔 정원가꾸기 팁과 식물 관련 참고자료도 노션에 옮겨 담았다. 하지만 네이버 메모장은 삼성키보드의 음성 문자변환 기능과 궁합이 잘 맞고, v-flat 또한 사진을 텍스트로 변환시키는 기능이 탁월해서 병행해서 써야 할 것 같다. 장문의 글을 쓸 때는 메모장이나 한글, 워드 같은 다른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에서 작성을 하고 노션에 붙여 넣기 하는 편이 안전하다는 의견이 있다.   


노션은 원하는 대로 콘텐츠를 추가할 수 있는 빈 캔버스다. 탬플릿과 속성을 취향대로 쓰기 편하게 추가해 가며 콘텐츠를 확장할 수 있다. 내용을 주제별로 묶어 정리하는 데 용이하고, 페이지를 옮기는 작업도 끌어서 Drag-and-drop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다. 또 Workspace 내에 있는 데이터를 텍스트로 검색할 수 있다. 오픈 AI의 GPT-3 모델을 탑재한 노션 AI가 론칭되어 직접 AI에게 작성 요청을 해보았다.


# 고추 모종 키우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1. 씨앗을 2~3개씩 물에 24시간 정도 담가 둡니다.
2. 씨앗을 흙 속에 심어줍니다. 심는 깊이는 1~2cm 정도면 됩니다.
3. 식물이 자라기 위해서는 따뜻한 온도와 충분한 빛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모종을 놓아주세요.
4. 물을 주기 전 흙이 반드시 말랑말랑하지 않은지 확인해 주세요. 말랑말랑하다면 물을 주지 않아도 됩니다.
5. 물을 주는 빈도는 일반적으로 2~3일에 1번 정도입니다. 물을 주는 양은 모종이 아닌 흙 전체에 골고루 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AI의 응답 결과를 AI블록으로 삽입하면 바로 노션에 내용을 저장할 수 있어 편했다. 내친김에 메리골드 키우는 요령도 물어보았다.     


메리골드는 일반적으로 매우 관리하기 쉬운 식물입니다. 그러나 몇 가지 팁을 따르면 더욱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 물: 메리골드는 일반적으로 토양이 완전히 마르면 물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물을 주면 뿌리가 부패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 햇빛: 메리골드는 많은 햇빛을 좋아합니다. 가능하면 매일 6~8시간 이상의 직접적인 햇빛을 받도록 배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 토양: 메리골드는 건조한 토양을 선호합니다. 따라서 꼭 수분이 많은 토양을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이러한 팁을 따르면 건강한 메리골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어 쓰기 기능도 있어서 후속 질문을 하면 평면적인 서술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쉽게도 노션 AI는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없었다. 예닐곱 개의 질문을 했더니 월 US $10을 내고 멤버십에 가입해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다는 메시지가 뜬다. 재미있긴 한데 맛보기 정도로 만족한다. 월 $10을 내고 플러스 멤버십에 가입하면 팀 단위의 소규모 그룹이 협업할 수 있는 공간을 위한 무제한 블록, 무제한 파일 업로드, 30일간의 페이지 기록, 게스트 100명 초대 권한도 주어진다.


무엇보다 노션은 휴대폰 앱과 연동되기 때문에 여행이나 출장을 가더라도 <잼's 노션>에 접속하면 메모한 일이나 정원생활과 관련된 정보들을 정리할 수 있어 좋다. 나는 대체로 꼼꼼하게 계획을 세워 여행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계획대로 안되면 당황스럽고, 계획대로 안될까 봐 조바심을 억누른다. 그래서 가급적 스케줄을 촘촘하게 짜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그래도 여행기간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은 계획표를 짤 때가 아닐까? 여행계획에 진심인 디지털 노마드에게 노션은 행복한 툴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모처럼 재미있게 몰입해서 대시보드와 템플릿을 만들었는데 아무래도 글로 모든 내용을 설명하는데 한계를 느끼게 된다. https://www.notion.so/ 직접 하루 정도 시간을 내서 만들어 보면 노션이 가진 메모, 일정 및 프로젝트관리의 매력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몇 년씩 써 본 사람들이 극찬하는 툴이니 경험 삼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실생활에 도움이 되면 더 말할 나위 없겠고.


Notion에 걸맞은 곡으로 'Wayfaring Stranger'를 떠올렸는데 가스펠 가사 내용이 썩 맘에 들지 않았다. 사실 어젯밤 내내 유튜브에서 "유익종 노래 24곡"을 듣고 또 들었다. '듣기 편한 노래'라는 말에 딱 들어맞는 목소리와 멜로디. 잘 몰랐던 '추억의 안단테', '들꽃', '상처', '이연', '그리운 얼굴'... 억지스러움이 없기에 24곡이 마치 한 곡인 것처럼 부드럽게 감기던 노래들. 열정으로 가슴 뛰지도 않고 그렇다고 우울감에 축 처지지도 않는, 차 한잔 놓고 하루종일 마주 앉아 서로에게 편안함을 느끼는 연인 분위기랄까? Notion처럼 이 노래들도 들어봐야 느낌을 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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