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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콜랑 Jul 04. 2023

현재의 '느'? Where are you from?

문법의 재편

발화 실수는 일반적으로 찰나의 사건에 해당한다. 주로 말할 때 일어난다. 문자로 말을 옮길 때는 말실수를 바로잡아서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게 상례다. 그런데 아주 특이하게도 아래와 같은 실수를 발견했다. (출처를 정확하게 못 남겼지만 화면은 캡쳐했다.)


'빠른데 그치'는 게 아니라 '빠르는 데 그친'다고? 이상하다. 어색하다. 그런데 이런 실수는 주로 말로 할 때 나타나는데 이번에는 문자화된 자막에서 발견되었다. 뭐지? 자막을 담당했던 누군가의 한국어 직관이 달라진 건 아닐 텐데 왜 이런 실수를 범했을까?


한국어에는 동사와 형용사에서 현재를 나타내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 '빠르다(형용사), 달리다(동사)'를 예로 들어 생각해 보자.  현재형은 '빠르다, 달린다'이다. 형용사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고 동사에서만 'ㄴ'이 덧붙는다. 과거형은 '빨랐다, 달렸다'이다. 형용사와 동사 모두 '았/었'이 덧붙는다. 과거 회상형은 '빠르더라, 달리더라'이다. 과거와 과거 회상에는 동사든 형용사든 '았/었, 더'가 덧붙는데 현재형에는 동사에만 'ㄴ/는'이 덧붙는다.


'빠르다'는 그 자체로 현재와 관련이 있고 관형형은 '빠른(빠르+ㄴ)'인데 '느'가 덧붙은 연유는 무엇일까? 실수라는 사실은 차치하고, 도대체 어디에서 '느'가 온 것일까? 실수가 일어날 때 나더나도 애당초 '느'가 어디에서 생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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