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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콜랑 Dec 25. 2023

"제이의 하마스 제이의 사마 제삼의 하마스"

- 통사 처리에 대한 단상

제이의 하마스 제이의 사마 제삼의 하마스제이의 하마스 제이의 사마 제삼의 하마스

제이의 하마스 제이의 사마 제삼의 하마스제이의

아래 영상 21분 15초부터 보면 아래와 같은 발화 실수가 나온다.


        "제이의 하마스 제이의 사마 제삼의 하마스"

[몰아보기] '종말론적 상황' 하루만에 350명 사망...해답은 '포스트 하마스'? / K-조선 '슈퍼사이클' 내년도 계속될까? ft.백승훈, 엄경아/SBS/경자포커스/경제자유살롱 - YouTube


재미있는 발화실수다. 논항의 위치가 바뀌거나 발음할 자음의 위치가 바뀌는 등의 발화실수와는 또다른 유형의 실수이다. 만약 실수가 없었다면 위 인용에서 '제이의 사마' 부분은 '제삼의 하마스'라고 발화했을 것이다. 실수 때문에 뒤에서 다시 수정했다. 이 실수 부분은 어휘부에서 서수 표현 '제이, 제삼' 혹은  '[제2의 X 제삼의 X]' 구성과 '하마스'를 인출한 후 이들 항목을 통사적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사마'를 보면, '하마스'와 '삼'의 음성적 유사성으로 인하여 '사마스'를 만든 후에 발성(음성처리부, 촘스키식이면 PF?) 처리를 위하여 넘긴 것으로 보인다. 곧 오류를 인식하고 발성을 중단시킨 결과 '사마스'에서 '사마'까지만 실현된 듯하다. 음의 연쇄 'ㅎㅏㅁ'와 'ㅅㅏㅁ'을 보면 'xㅏㅁ'이라는 공동 분포가 있다. 이런 공통 분포가 있기 때문에 발화 실수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실수 부분에서 '제이의'는 순서의 차수 오류이다. 여기가 재미있는 부분인데 원래는 '제삼의'였어야 한다. 그런데 정작 '삼'에 해당하는 음성 연쇄는 뒤따르는 '사마' 부분에 잘못 할당되었다. [제이의 사마스] 전체가 하나의 처리 단위였음을 시사한다. 통사론자들의 일반적인 분석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 [ [ [제][삼] ] 의] 하마스]'와 같은 분석이 기저부 어딘가에서 도출된 것이라고 하면 '제삼의 하마스'를 '제이의 사마스'로 잘못 처리하는 과정을 설명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제n의 X]'를 생성적 청킹 단위로서 한 단위로 두고 처리하는 과정을 상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n' 자리에 할당해야 할 음성 정보의 후보 역시 앞에 있는 '제이의 ~ 제삼의 ~' 전체 구성을 채우는 데 필요한 음성 정보가 동시점에 활성화되어 있어서 '제삼' 대신 '제이'를 잘못 할당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제n의 X 제 n+1의 X] 전체 구성과 이 구성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어휘의 음성 정보를 동시에 통사 버퍼에 올려 두고 처리하는 어떤 과정을 상상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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