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전문가를 압도하는 담화 분석

- 언어학자의 반성(?)

by 콜랑

언어학의 하위 연구 분야 가운데 '담화화용론'이라는 분야가 있다. 구조주의적 관점에서 보자면 언어 행위 가운데 관찰되는 패턴을 분석해 내는 작업이 주요 연구 과제일 수 있다. 그런데 정작 담화화용론 관련 한국어 연구 논문 가운데는 아래 그림처럼 명시적인 분석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가 드문 듯하다. 참고로 아래 도식은 코미디 프로에서 자주 사용되는 소재를 알고리즘화한 도식인데,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담화분석.PNG


개인적으로는 한국어 담화분석 연구자들의 논문에서 이 정도의 도식을 볼 수 있는 경우는 없었다. 물론, 공부를 많이 안 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언어학자들은 위 도식처럼 명확한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낼 능력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문득 갑자기 자괴감이 든다. 나는 대중들이 재미삼아서 하는 위와 같은 분석만한 무언가를 분석해 낸 적이 있었던가??


위 도식은 아마도 공학적인 사고에 익숙한 누군가가 TV 프로에서 개그맨들이 사용하는 소재를 듣고 '이야, 이렇게 도식화하면 재미있겠다' 싶어서 만들었을 거다. 재미가 전문성을 압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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