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한국어
아래는 유튜브 영상의 한 장면을 캡쳐한 것이다. 실제 동영상은 https://www.youtube.com/watch?v=MQLCFEiIKMU에서 볼 수 있다.
영상을 시청해 보면, 추측컨대 우선 말로 설명한 내용을 자막으로 넣은 것 같다. 자막을 읽으면서 만든 동영상같지는 않았다. 이런 전제에서 "2차전지 관련 특허의 60~70%가 일본이 보유하고 있어" 부분은 흥미로웠다.
조사 사용과 관련해서 보자면 분명히 목적격 조사 '를'을 써야 할 곳인데 '가'를 쓴 것이다. 그런데 캡쳐 부분의 문장이 썩 부자연스럽지 않은 것은 왜일까? 오히려 '가'를 씀으로써 내용이 적절하게 강조되고 있다고 느껴지니 '를'보다 '가'를 사용하는 것이 수사적으로 더 적절해 보인다.
이 현상을 언어학자들은 어떻게 설명할까?
1) 규범적 접근: '가' --> '를'
2) 전통 문법(구조주의적 접근): 주격 조사
3) 기능주의적 접근: 강조 or 주제화(대주어/문두 도치)
4) 생성문법적 접근: 핵이동에 의한 목적어의 주제화
5) 정보이론적 접근: 초점
뭐, 관점은 이런 정도일까? 아무튼 여러 관점이 있을 수 있겠는데, 뭐 하나 딱 떨어지는 설명이라는 생각은 안 든다.
위 예에서 왜 '가'를 써도 되는지, 그리고 왜 '는'을 쓰면 안 되는지, 그리고 '를'보다 '가'를 써야 적절한 주의 환기가 일어나는지를 외.국.인.에게 설명해야 한다면??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때 '이/가'와 '은/는'의 정확한 용법을 가르치는 일은 의외로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어가 어려운 이유 중의 하나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