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관과 문법
인간의 짓이라기에는 이해가 안 되는 사건들. 그런 뉴스를 들으면 이런 생각이 든다.
'저런 자식의 부모들은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만약 저런 놈이 내 자식이라면 어떤 생각이 들까?'
그랬더니 옆에서
1) 그래도 자기 자식인데 좋아하면 좋아하지 갑자기 싫어할 리가 있겠어?'
2) 그래도 자기 자식인데 좋아하면 좋아했지 갑자기 싫어할 리가 있겠어?
3) 그래도 자기 자식인데 좋아하면 좋아하겠지 갑자기 싫어할 리가 있겠어?'
4) 그래도 자기 자식인데 좋아하면 좋아했겠지 갑자기 싫어할 리가 있겠어?'
1)~4) 중 어느 하나 어색하지 않아 보인다. 3)의 '-겠-'은 '추측'으로 보느냐 '의지'로 보느냐에 따라서 말하는 사람의 확신적 태도가 약하거나 강하거나 하는 식으로 해석이 된다. 이런 직관이 있으면 4)도 그렇게 어색하지 않아 보일 것이다.
'좋아했'은 '좋아하-+-었-'인데 '-았/었-'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된다. '-겠-'도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된다. '-았/었-'과 '-겠-'은 시제가 다른데 어째서 '좋아하지, 좋아했지, 좋아하겠지'는 서로 바꿔 써도 아무 문제가 없다. 시제가 아니라는 뜻일 게다. 그렇다면 '-겠-'은 '추측'이나 '의지'일 건데, '-았/었-'은 그러면 또 뭔가? 도대체 뭐길래 심지어는 '좋아했겠지'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법해 보일까?
'좋아하면 좋아하지'를 '좋아했으면 좋아했지'로 바꿔도 자연스럽고, '좋아했으면 좋아했겠지'로 바꿔도 자연스럽다. 그런데 '좋아했으면 좋아하지'는 어색하고, '좋아했으면 좋아하겠지'도 어색하다. '-았/었-'과 '-겠-'을 뭐라고 설명해야 하지?
만약 외국인이 물어보면 설명할 수 있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