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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콜랑 Feb 27. 2022

문법이 힘이 부칠 때

- 맥락과 문법

어쩌다 전쟁이...

공동 번영, 평화, 뭐 이런 인류의 이상은 생존을 내세우는 국가나 민족 앞에서는 늘 무력해 보인다.


그건 그렇고... 관련 보도를 보다가 조금 어색한 것 같은데 딱히 꼬집어 말하기 어려운 표현이 귀에 들어왔다. 동영상 재생 19초 부분을 보면, 


"한 국가의 지도자에 대한 규제는 국제 외교 관례상 흔치 않은 일로, 실질적인 타격보다는 상징성이 큽니다. 미국이 다른 나라 정상을 제재 대상에 올린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과거 북한 김정은 직접 제재한 바 있습니다."라는 보도를 들을 수 있다.


밑줄 친 부분 중에서 굵은 글씨체 부분까지 들었을 때 뒤에는 '~한 경우에도 제재한 적이 없습니다' 또는 '~를 제재하지 않았습니다' 정도의 내용이 이어질 줄 알았다. 미국의 푸틴 제재를 '극히 이례적인 일' 제시했으니까 동일한 맥락의 내용으로 부연할 줄 알았다.


그런데 '김정은 제재한 바 있다'는 내용은 무언가 어색했다. 일반적으로 조사 '도'는 다른 내용을 추가 즉 부연할 때 사용하는데 상반되는 내용을 다루는데 '도'가 나타난 것이다.


'도' 사용의 문제일까 '~는 이례적인 일로, + 부연설명' 정도의 구문/담화 구조를 낯설게 만들었기 때문일까? 아무튼 무언가 어색하다.


또(^^;) 그런데 뭔가(왠지?) 자연스러운 것도 같다. 전체 보도 내용을 듣다 보면 무난해 보인다. '내가 너무 꼰대(stickler)가 되어가나 보다' 싶다.


설마 '도'의 문법이 바뀌어 가고 있는 건 아닐 테고. 일전에 다룬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글을 못 찾아서 아직 링크를 못 걸었어욧!!) 맥락이 문법의 기능을 잠식한(무시하거나 약화시킨) 예가 아닐까 싶다.


맥락이 확실하면 문법은 힘을 좀 빼도 괜찮다.


이런 예는 찾기도 만들기도 쉽지 않은데 어쩌다 또 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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