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by KOSAKA

나는 너에게

어떤 수출품이었을까

포장 없이, 세금도 없이

사랑이라는 통관절차를 몰래 빠져나온 채

너에게 도착했지.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알게 되었어

누구나 품목 분류표가 있고

마음에도 기준세율이 있다는 걸.


너는 나를 열어보다

말하지 않았던 속내에

추징서를 붙였고

나는 네 기억 중 몇 개를 폐기하며

반출신고서를 작성했지.


우리는 서로의 나라였고

서로의 외국이었지.

마음의 수출입에 지불한 관세는

때로는 눈물이었고

때로는 침묵, 혹은 어색한 웃음이었지.


사랑이 자유무역이면 좋겠지만

진심은 언제나 과세 대상이고

이해는 늘 통관 대기 중이었어.


지금도 나는 묻는다

이 마음 하나를 들여보내기 위해

나는 얼마의 관세를 더 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