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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죽기전 아들에게 전하는 100가지 삶의 지혜》

삶의 결을 정리해 세대를 건너는 언어로

by KOSAKA

이 글은 브런치 작가 우상권님의 브런치북 <죽기전 아들에게 전하는 100가지 삶의 지혜>에 대한 저의 짧은 서평입니다.


브런치북 〈죽기 전 아들에게 전하는 100가지 삶의 지혜〉는 제목 그대로, 아버지가 아들에게 남기듯 써 내려간 삶의 기록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특정한 부자 관계에만 머무르지 않고, 보편적인 인간 누구에게나 다가올 수 있는 교훈의 형식으로 확장됩니다.


글 속 화자는 줄곧 “아들아”라고 호명하지만, 독자들 역시 그 자리에 자연스럽게 자신을 대입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브런치북은 아버지의 고백이자 동시에 우리 모두를 향한 인생 안내서로 읽힙니다.


책은 총 100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번 1권에는 30편의 글이 담겨 있습니다. 각 편은 하나의 주제를 제목으로 삼아 짧은 정의와 사례를 제시하고, 끝부분에는 그 주제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도록 권면하는 방식으로 마무리됩니다.


‘기적’, ‘골든타임’, ‘독서’, ‘습관’, ‘용서와 사과’, ‘약속’과 같은 단어들이 곧 제목이자 메시지의 중심축이 됩니다. 형식은 단순하지만 바로 그 단순함 덕분에 문장은 쉽게 다가오고, 독자는 별다른 해석 없이도 곧장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이 브런치북의 중심에는 다섯 가지 큰 기둥이 자리합니다.


첫째는 신앙과 감사입니다. 작가는 기적을 믿는 태도, 믿음을 붙드는 자세, 그리고 복의 근원을 감사 속에서 찾으라고 이야기합니다. 종교적 어휘로 제시되지만, 독자들은 신앙 유무를 떠나 삶을 대하는 기본적인 태도의 문제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시간과 구조입니다. ‘골든타임’, ‘시스템’, ‘지속가능함’이라는 개념은 좋은 의지만으로는 인생을 지탱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반복 가능한 구조를 만들고, 시간을 관리하는 태도 속에서 비로소 의지가 오래 유지된다는 현실적 감각을 제시합니다.


셋째는 관계와 언어입니다. ‘3가지 관계 상자’, ‘마음의 쿠션’, ‘말의 태도’, ‘용서와 사과’ 같은 주제들은 인간관계가 감정만으로는 유지되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시킵니다. 관계를 감정이 아니라 언어와 기술로 다뤄야 한다는 사실을 조목조목 짚어 줍니다.


넷째는 자기관리와 습관입니다. 사물을 소중히 다루는 습관, 술과 소비, 게으름과 자만을 경계하는 태도, 그리고 약속을 지키는 규율은 결국 인격을 세우는 기반이 됩니다.


다섯째는 배움과 도전입니다. 독서와 공부는 단순한 학업 성취가 아니라 평생을 지탱하는 성장의 원동력이며, 도전은 실패를 포함한 과정 자체로 삶의 의미를 키워간다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이 브런치북의 미덕은 무엇보다도 언어의 담백함과 단호함입니다. 작가께서는 돌려 말하지 않습니다. “약속을 지키는 힘이 신뢰를 만든다”, “말의 태도가 관계의 품질을 결정한다”, “습관이 곧 정체성이다”라는 식의 직접적 문장은 짧지만 무겁습니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이 말들이 단순한 표어가 아니라, 실제로 살아본 경험에서 걸러진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독자는 문장을 읽으며 설명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경험의 무게를 공유받는 느낌을 받습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반복과 일관성입니다. 같은 메시지가 다른 주제 속에서 변주되며 누적되는 동안, 독자들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고, 그 반복 속에서 행동으로 옮겨야겠다는 다짐을 굳히게 됩니다. 특히 ‘아빠의 소망’, ‘아빠라는 등대’ 같은 장은 전체 연작의 맥락을 정서적으로 묶어주는 핵심이 됩니다.


규율과 절제를 강조하는 글들 사이에서, 아버지의 애정 어린 목소리는 교훈이 결코 강요가 아니며, 결국 사랑의 다른 표현임을 알려줍니다.


이 브런치북은 독자층이 특정 세대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신앙을 가진 분들에게는 삶과 믿음을 잇는 지침서로, 부모 세대에게는 자녀와의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말뭉치로, 청년들에게는 자기 습관과 관계를 점검하는 안내서로 기능합니다. 아들을 호명하는 서간체의 형식은 사적이지만 동시에 보편적입니다. 독자들 각자가 자신을 ‘아들’로 대입하면서, 그 메시지는 자연스럽게 자기 삶의 언어로 번역됩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실천의 책입니다. 좋은 말은 많지만, 현실 속에서 당장 써먹을 수 있는 말은 드뭅니다. 그러나 이 브런치북의 각 장은 독자가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짧고 강한 문장을 남깁니다.


“성공과 선행으로 복수하라”, “시스템이 의지를 지킨다”, “용서와 사과가 관계를 다시 시작하게 한다” 같은 문장들은 교과서적인 도덕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곧장 적용 가능한 실천 지침입니다. 독자께서는 한 장을 덮을 때마다 오늘 할 수 있는 작은 과제를 떠올리게 되고, 그 작은 과제가 반복될 때 삶의 결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끝으로, 이 브런치북이 남기는 가장 큰 인상은 신뢰입니다. 작가께서 스스로의 삶을 점검하고 정리하여 후대에 전하려는 의도가 명확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말에 책임지려는 태도가 일관되게 드러납니다.


그래서 독자는 단순히 교훈을 전해 듣는 것이 아니라, 앞서 걸어본 사람의 동행을 경험합니다. 살아본 사람이 남긴 언어만이 줄 수 있는 무게, 그것이 바로 이 책의 울림입니다. 《죽기 전 아들에게 전하는 100가지 삶의 지혜》는 삶을 마주하는 데 필요한 작은 문장들을 모아 놓은 책이며, 그 문장들은 읽는 이의 일상에서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작동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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