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투름이 알려주는 길

by KOSAKA

사랑하는 딸아,


살다 보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돼. “나는 특별한 재능이 없는 게 아닐까?” 하고 말이야.

아빠도 네 나이 즈음엔 그랬단다. 주변을 보면 노래를 잘하는 아이도 있고, 운동을 곧잘 하는 친구도 있었지.

그들과 비교할 때 나는 도대체 뭘 잘하는 사람인지 알 수 없었어.

그래서 한동안 스스로를 초라하게 여기기도 했단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알게 된 게 있어.

재능은 특별한 순간에 번쩍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서투른 것들을 인정하는 과정 속에서 오히려 발견된다는 사실이야.

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람은 자신이 유난히 못하는 걸 깨닫는 순간에야 비로소 잘할 수 있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단다.


예를 들어, 아빠는 미술에는 영 소질이 없었어.

그림을 그리면 늘 엉성했고, 손재주가 필요한 일에는 번번이 실패했지.

하지만 그만큼 글을 쓰는 일은 상대적으로 편하고 즐거웠어.

친구들 앞에서 그림을 그려 보여주면 늘 웃음거리가 됐지만,

글을 써서 내보이면 진지하게 읽어주곤 했지.

그때 알았어.

아, 내가 유난히 못하는 게 있다는 건,

동시에 내가 비교적 잘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뜻이구나 하고.


딸아,

네가 앞으로 살아가면서도 비슷한 순간을 많이 겪게 될 거야.

어떤 과목은 아무리 공부해도 점수가 오르지 않을 수도 있고,

어떤 활동은 계속 해도 재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어.

그럴 땐 좌절하거나 자책하기보다는 이렇게 생각해보렴.

“이쪽은 나와 맞지 않는 길이구나. 그렇다면 다른 쪽에 분명 내가 즐길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을 거야.”


재능은 남과 비교해서 “저 사람보다 내가 낫다”라는 방식으로만 드러나는 게 아니야.

오히려 내가 서투른 부분이 뚜렷해질수록, 반대로 나만의 강점이 더 뚜렷하게 떠오른단다.

못하는 것을 인정하는 용기가 있어야만, 잘하는 것을 받아들일 힘도 커지는 거야.


그리고 또 하나,

재능은 단지 “무엇을 잘한다”로만 정의되지 않아.

어떤 환경에서, 어떤 자리에 있을 때 편안함을 느끼는지도 중요한 신호야.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게 즐겁다면 발표가 재능일 수도 있고,

혼자 꼼꼼하게 정리하는 게 즐겁다면 기록이 재능일 수도 있단다.

중요한 건 네가 힘을 덜 들이고도 오히려 에너지를 얻는 순간이 언제인지 스스로 주의 깊게 살피는 거야.


그러니 딸아,

지금 당장 눈에 띄는 특별한 능력이 없어도 괜찮아.

오히려 네가 무엇을 유난히 못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지치고 힘들어하는지부터 차근차근 알아가렴.

그 과정을 통해 너의 길은 분명히 드러날 거야.

그리고 언젠가 네가 즐거움과 성과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자리에서,

너의 재능은 자연스럽게 꽃을 피울 거다.


아빠는 네가 지금 하는 모든 시도 속에서 이미 작은 씨앗들이 자라고 있다고 믿는다.

중요한 건 그 씨앗이 당장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조급해하지 않는 거야.

네가 못하는 것을 마주하고, 잘하는 것을 조금씩 발견하는 그 과정 자체가

이미 네 인생의 재능을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걸 잊지 말아라.


언제나 네 편에서,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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