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을이 되기를 자청하지 말자.

인터뷰, 갑과 을 그 미세한 입장의 차이에 대하여.

by 고사직

인터뷰는 채용과 구직, 두 가지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기 위한 채용 과정의 도구로 많이 사용된다. 이 과정에서 면접에 참여하는 구직자는 면접관이 갑의 위치가 되는 것을 당연히 여기고 을이 되기를 자청한다.


최근 경력사원 채용을 위한 인터뷰를 몇 주에 걸쳐 진행했다. 상당수의 지원자들은 질문에 잘 대답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질문을 하는 지원자는 드물었다. 모든 지원자에게 질문을 할 기회를 주었음에도 효과적으로 시간을 사용하지 못했다. 질문에 잘 대답하는 것이 성공적인 인터뷰로 가는 길은 맞다. 하지만 성공적인 구직을 하는 길은 아닐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채용은 구인과 구직을 연결하는 도구이다. 구인자 입장에서는 필요한 인재를 탐색하는 과정이며, 구직자 입장에서는 내가 입사해도 좋을 만한 회사인지를 탐색할 수 있는 기회이다. 구인자가 이 과정을 소홀히 하거나, 구직자가 이 과정을 활용하지 못한다면, 각자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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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구직자들이 이 과정을 소홀히 하여 취업이나 이직에 실패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본다. 실패라고 판단하는 많은 이유는 기대했던 역할과 다르다는 것인데, 이러한 실패를 피하기 위해서는 질문해야 한다. 달리 서면을 통해 질의할 기회도 없으니 질문의 기회는 인터뷰 때뿐이다.


기억에 남는 지원자가 있었다. 경력 위주로 자기소개를 부탁했더니, 소개 말미에 자연스럽게 질문을 해 왔다. 질문인즉, 본인이 이해하고 있는 지원 직무는 이러한데 맞느냐, 혹시 그렇지 않다면 설명을 해 줄 수 있는가- 였다. 나는 그가 짐작하고 있는 팀의 직무와 역할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을 해 주었다. 이어 그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몇 가지 질문들을 엮어냈다.


설명해 준 팀의 역할로 미루어 보건대, 협업할 일이 많을 것 같은데 타 팀에서 바라보는 팀을 대하는 시각은 긍정적인가. 팀 내 구성원들의 연령대나 분위기가 궁금하다. 팀 내 경력 입사자의 비중은? 마지막 경력 입사자의 입사 시기는? 금번 채용의 인원은 최대 몇 명인가, 입사 동료가 있을지 궁금하다-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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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예의를 놓치지 않았고 성공적인 구직을 위해서 인터뷰 내내 반짝이는 눈으로 질문을 던져왔다. 나는 인터뷰의 30% 이상을 그의 질문에 답하는데 할애했다. 동등한 관계의 인터뷰를 만들어 준 그가 멋져 보였다.


질문은 구체적일수록 좋다. 만약 면접관이 질문을 하는 것에 대해 언짢거나 불편한 기색을 표한다면 걸러도 좋겠다. 채용은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를 탐색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올바로 이해하지 않고 소위 갑질을 하는 지도 확인할 수 있다. 말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다.



을이 되기를 자청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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