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라 시온 《고구레빌라 연애소동》

교묘하게 얽히는 대신 클린하게 풀어가는 담백한 사랑과 성...

by 우주에부는바람

미우라 시온의 소설을 연거푸 읽는다. <미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의 착한 사람들과 <금은 빛>의 완전히 나쁜 사람들을 넘나든 탓에 이 작가의 성향이 헷갈린다. 이번에는 <미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에 가깝다. 겉으로 드러나는 어떤 경향이 마냥 착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사랑과 성을 주제로 한 이야기들 치고는 꽤나 소설 속 인물들의 의도가 담백한 편이다. 교묘하게 얽히는 대신 클린하게 풀어가는 편이다.


“모퉁이를 돌면 정면으로 2층 목조건물인 고구레빌라가 보인다. 건물 외벽은 갈색 페인트로, 나무 창틀은 하얀색 페인트로 칠했다. 멀리서 보면 초콜릿 바탕에 생크림으로 장식한 초콜릿 케이크가 떠오른다. 가까이 보면 페인트를 여러 번 덧칠해 울퉁불퉁한 것이 진흙덩어리 같지만, 주인 할아버지가 페인트 벗겨진 곳을 발견하는 즉시 페인트붓을 가져와 서툰 솜씨로 칠하기 때문이다.”


책에는 일곱 편의 소설이 실려 있는데 그 중심에 고구레빌라가 있다. 고구레빌라에 살고 있거나 고구레빌라에 살고 있는 사람이나 개와 연관된 이야기들이라고 볼 수 있다. 고구레빌라에 살고 있는 꽃집 여종업원 마유, 고구레빌라의 주인인 70대의 고구레 할아버지, 아래층을 살피는 악취미를 가진 긴자키, 여대생 마쓰코이라는 네 명의 인물과 마유가 일하는 꽃집 주변의 인물들의 이야기들로 주로 이루어져 있다.


「Simply Heaven」.

삼년전 갑자기 사라진 남자 치구 세토 나마키가 갑자기 마유의 집을 찾아왔다. 현재의 남자 친구 아키오와 마유가 동시에 말렸지만 어영부영 이들의 거치에서 함께 잠을 자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째서 헤어졌고 어째서 이곳으로 돌아왔는지 속시원하게 알지도 못한 채 마유와 아키오는 나마키가 만든 음식을 먹고, 때로는 세 명이 나란히 잠자리에 들기도 한다.


「심신」.

섹스에 대한 염원을 가진 채 죽어버린 친구 때문에 고구레 할아버지는 가자기 섹스를 하고 싶어진다. 그리고 이런저런 이유로 아내와 떨어져 자신의 소유인 고구레 빌라에 들어와 살게 되면서 섹스를 시도할 궁리를 하게 된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출장 서비스를 받으려는 그 순간, 갑작스러운 아내의 방문을 받게 된다.


「기둥에 난 돌기」.

애견 미용실에서 일하는 미네는 어느 날 출근길 지하철 기둥의 아래쪽에서 기묘한 돌기를 발견한다. 그 돌기는 점점 자라나 남근의 모양을 하게 되고, 그녀는 그것을 자신의 스커트로 가린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눈에는 띠지 않는지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 그러다 야쿠자 마에다 고로를 만나게 되고, 마에다 고로가 키우는 개 이름이 미네였으며, 그렇게 개 미네는 사람 미네의 애견 미용실에서 주기적으로 미용을 하게 된다. 그리고 야쿠자 마에다 고로는 미네가 고구레빌라에서 키우는 개 존을 씻기는 것을 돕는다.


「검은 음료수」.

미네가 다니는 꽃집의 여주인인 사에키의 남편은 꽃집과 맞닿은 곳에서 커피를 파는 일을 한다. 그런데 어느날 사에키는 남편이 타주는 커피에서 흙탕물 맛이 나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꽃집에 드나드는 여성으로부터 남편이 타주는 커피에서 흙탕물 냄새가 난다면 그것은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 새벽이면 밖을 나가는 남편을 쫓아가서 그 현장을 포착하게 된다.


「구멍」.

고구레 빌라 201호에 사는 간자키는 얇은 벽을 통해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신음소리 때문에 괴롭다. 그러던 어느 날 비어 있는 옆집으로 통하는 통로를 발견하고는 그 옆지의 바닥을 통해 아랫집에 있는 여대생을 염탐한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그 여대생을 구하게 되고, 이제는 그 여대생과 훔쳐보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정도가 되었다.


「Piece」.

여대생 미쓰코는 어린시절부터 생리를 하지 않는다. 난소에서 난자를 만들 수 없는 몸을 가진 미쓰코는 아이를 낳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섹스를 탐닉하기도 하였고, 현재도 여러 명의 남자와 사귀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어느 날 같은 대학의 친구가 불쑥 나타나 어쩔 수 없이 낳은 아이를 일주일간 맡아달라고 한다. 그리고 그녀는 그 아이에게 하루카라는 이름까지 붙여주며 일주일간의 엄마 노릇을 하게 된다.


「거짓말의 맛」.

마유가 일하는 꽃집에서 매주 화요일 꽃을 사는 니지코는 어느날 마유를 스토킹 하는 듯한 세토 나마키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갈 곳 없는 세토 나마키를 자신의 집에 받아들인다. 처음에는 니지코가 섹스를 원하여 불러들인 줄 알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나마키는 그냥 그 집에 눌러 앉는다. 아, 그리고 이 니지코는 어떤 사람이 만든 요리를 맛보면 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사에키 남편의 커피맛을 듣고 바람 피운다는 사실을 알아챈 것이 바로 니지코이다. 그리고 이제 나카미와 니지코는 둘이 사이좋게 고구레빌라를 떠나는 나카미의 옛 여자친구 마유를 스토킹한다.



미우라 시온 / 김주영 역 / 고구레빌라 연애소동 (木暮莊物語) / 은행나무 / 306쪽 / 201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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