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노 솔리마 감독 <수부라 게이트>

섹스와 살육이 난무하는 가운데서도 정교하기만 한 미장센...

by 우주에부는바람

<수부라 게이트>는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2011년 11월 5일, 파멸 7일 전에서 2011년 11월 12일, 파멸의 날까지 7일간의 기록을 스타일리시한 연출로 담아내고 있다. 2015년 만들어졌고,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어 호평을 받았다. 극장 개봉은 2017년 9월이었다. 흔하지 않은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이탈리어를 쓰는 이탈리아 배우가 등장하는 영화이다.


비정상회담에 이탈리아 대표로 출연하는 알베르토는 종종 실비오 베르루스코니 총리를 거론하고는 한다. 물론 꽤나 부정적인 상황에서이다. 베를루스코니는 언론 재벌에서 이탈리아 총리까지 올라섰고, 세 차례나 총리로 활동했다.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는 세계적으로 가장 황당하고도 유명한 정치인이었을 것이다. 그는 각종 탈세 혐의와 마피아와의 공모 의혹, 미성년 성매수 의혹과 위증, 회계 조작 등으로 재판정에 열두 차례나 섰던 인물이며, 영화 속 시간적 배경인 2011년 11월은 그가 총리에서 사퇴한 시기와 맞물려 있다.


소설의 중심에는 집권 여당의 중진 의원인 말그라디가 있다. 그는 현재 오스티아 해변의 재개발을 위한 수부라 재개발법과 관련한 위원회에 소속된 위원이다. 그가 속한 집권당은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려 있으며, 어떻게든 그 집권당이 완전히 몰락하기 전에 수부라 재개발법을 통과시켜야 하는 처지에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11월 5일 파멸 7일전에 있었던, 함께 마약을 하고 섹스를 했던 미성년자의 죽음에 기인한다. 영화는 그렇게 파멸 7일전에서 D-6, D-5, D-4, D-3, D-2, D-1 그리고 파멸의 날까지 챕터가 나뉘면서 진행된다.


말그라디는 미성년자와의 마약 파티와 죽음의 수습을 함께 있던 매춘부에게 떠넘기고, 이 매춘부는 아는 이에게 그 해결을 부탁한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일을 해결한 마피아는 말그라디를 협박하고 말그라디는 이제는 또 다른 마피아에게 그 협박건의 해결을 부탁한다. 이로 인해 마피아간의 살육전이 시작되고, 이제 수부라 재개발을 통해 이권을 챙기려는 또다른 마피아가 이를 조정하고자 나선다.



영화는 한 중진 국회의원이 일으킨 사건으로부터 파생된 듯 하지만, 이를 통해 의원들의 부정부패, 정치와 마피아 간의 거래, 금전적인 뒷거래를 시도하는 교황청까지 모두 수면 위로 떠오르도록 만드는 역할을 한다. 등장하는 거물급 인물들의 일거수일투족이 풍기는 역겨운 냄새가 얼마나 심한지, 약에 취한 채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인 넘버 8을 위해 총을 난사하는 여인인 비올라가 선하게 보일 정도이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우리에게는 그다지 유니크한 것은 못된다. 이미 우리는 우리 영화 <내부자들>이나 <아수라> 등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권력층의 음습한 생활에 대해 알만큼은 알고 있다. 과거에 어디 강원도 산장에서 벌어졌다는 섹스 파티 사건이나 최근 드러난 강원랜드의 전직원 청탁 채용 등은 또 어떤가...



그러므로 이 영화가 우리를 크게 흔드는 것은 그 내용이기 보다는 감독에 의해 발현되는 형식미 덕분이다. 섹스와 살육이 난무하지만 미장센은 정교하기 그지없다. 길지 않은 테이크들로 촘촘히 나뉘어져 있지만 중간중간 인물은 작게 공간은 크게 만들어 놓은 화면들은 때때로 아름답게 보인다. 긴장감을 유지하고 증폭시키는 데 있어서 챕터를 나누어 놓은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영화 속에 삽입되고 있는 M83의 Midnight City 같은 음악도 심박동수를 증가시키는데 주효했다. 이러한 연출력 덕분에 감독은 드니 빌뇌브 감독이 연출했던 <시카리오> 속편의 연출자로 내정되었다. 또한 영화는 넷플렉스에서 동명의 10부작 드라마로 만들어질 예정이며 이 또한 같은 감독이 연출할 것이라고 한다.



수부라 게이트 (Subura) / 스테파노 솔리마 감독 / 피에르프란체스코 파비노, 엘리오 게르마노, 클라우디오 아멘돌라, 줄리아 고리에티, 알레산드로 보르기, 그레타 스카라노, 아다모 디오니시 출연 / 134분 / 201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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