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카와 미나토 《사치코 서점》

도시 변두리의 아케이드 상점가, 그 주변에 사는 이들이 겪은 미스터리한.

by 우주에부는바람

도쿄의 변두리, 서민들이 모여 사는 지역에 위치한, 오래된 아케이드 (그러니까 양쪽에 상점들이 위치하고 그 중간에 통로가 있으며 그 통로를 따라 둥근 유리 천정이 설치되어 있는 형태의) 상점가, 그 상점가의 중간쯤에는 ‘사치코 서점’이라는 작은 헌책방이 있다. 그 헌책방의 주인은 ‘마른 체형이 눈빛이 날카로운, 어딘가 모르게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를 닮은’ 그러니까 ‘그 대작가가 자살하는 일 없이 노후를 맞았더라면 저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되는’ 노인이다.


「수국이 필 무렵」

내가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살았던 도쿄의 변두리 서민들이 모여 살던 동네, 그 동네로 히사코와 내가 옮겨 간 직후 내가 겪게 된 미스터리한 이야기... 희락정이라는 식당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에 대해 사치코 서점의 주인에게 듣고 난 이후 나는 내가 목격한 한 남자를 범인이 아닌지 의심하게 되는데, 실은 그것이 범인이 아니었고 오히려 남은 가족을 걱정하는 죽은 남자였다는 그런... 여기에 나와 함께 살고 있는 히사코가 실은 자신의 남편과 딸을 버리고 나를 따라온 여인이었다는 설정이 결합하면서...


「여름날의 낙서」

어느 날 갑자기 동네에 등장한 이상한 낙서가 적힌 전단지, 그리고 어린 나를 위협하는 듯한 그 낙서의 내용, 그리고 언제나 나를 지켜주던 형과 그 전단지를 붙이고 있었던 정체불명의 학생, 그리고 행방불명되어 여태 돌아오지 않고 있는 형...


「사랑의 책갈피」

아케이드 상점가의 주류 상점의 구니코는 어느 날 상점에 들렀다가 자신이 흠모하는 남성과 마주치게 되고, 그 남성이 읽다가 꽂아둔 지옥에서 보낸 한 철 연구, 라는 책에 종이를 끼워 넣음으로써 남성과의 책갈피를 통한 소통에 이르게 되는데... 하지만 정작 구니코가 소통했다고 믿고 있던 인물은 그 남성이 아니라 그 책의 저자였으니...


「여자의 마음」

‘막돼먹은 남자가 언젠가는 반성을 하고, 사람이 달라져 성실하게 살 날이 올 것’이라는 ‘여자의 마음’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던 작은 술집 ‘가스미소’의 하츠에가 겪은 안타까운 이야기... 자신의 집에서 잠시 일하였던 여인 그리고 그 여인의 딸을 보살펴야 했던 하츠에는 그러나 결국 딸을 죽이고 스스로도 목숨을 끊는 여인을 지켜내지는 못하는데...


「빛나는 고양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만화가에 대한 마지막 도전을 하던 나는 하릴없이 종종 아케이드 상점가를 걷고는 하는데... 내성적인 나와 내 방을 들락거리던 한 마리 고양이, 그리고 그 고양이가 들락거리지 않는 동안 그 고양이를 대신하기로 한 듯 찾아온 ‘빛나는 탁구공’ 같은 원형의 빛, 그 빛은 마치 고양이처럼 구는데... 하지만 마지막 순간 그 빛은 내가 생각하던 고양이가 아니라는 일종의 반전이 신선하고...


「따오기의 징조」

내가 누군가에게서 특이한 사인을 발견하고 나면 곧 그 사람이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나, 나는 그러한 전조 현상에 ‘따오기의 징조’라는 이름을 붙이고, 그 사실이 두려워 이 아케이드 상점가 근처에서 웅크린 채 살다가, 돌머리 선배가 겪은 ‘나가노 산장’의 사건 이후 다시금 세상으로 나올 작정을 하고...


「마른 잎 천사」

내가 이사 온 이 동네에는 기쿠지사라는 절이 있고,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는 이 절의 경내가 들여다보인다. 나는 이 절을 방문하는 한 노인을 눈 여겨 보게 되고, 그 사이 남편은 ‘미소노 사치오’라는, 서른 살의 젊은 나이에 ‘이해심이 전혀 없던 남편 탓’에 자살한 시인의 책을 출간할 계획으로 마음이 부풀어 오르고,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사치코 서점’의 노인 가와카미 데츠하루 씨의 과거...


‘사치코 서점’ 이 위치한 이 마을에는 가쿠지사라는 이름의 절이 있고, 그 절은 ‘절 어딘가가 사자의 나라와 통하고 있다는, 오래도록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과 같은 소문’을 품고 있고, 이 뿐만 아니라 ‘사실 이 마을에는,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현상이 자주 일어나는 모양’으로, 슈카와 미나토는 바로 그 현상들을 포착하여 연작 소설집 《사치코 서점》을 만들었다는 긴 이야기...



슈카와 미나토 朱川 湊人 / 박영난 역 / 사치코 서점 / 북스토리 / 278쪽 / 201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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