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이혼 시대, 어떻게 해야 할까
살며 생각하며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Dec 26. 2021
올해 서울에서 30년 넘게 살다가 헤어진 황혼 이혼이 3,360쌍으로, 결혼 4년 안에 갈라서는 신혼 이혼 2,858쌍을 앞질렀다고 한다.
20년 전만 해도 불과 2.8%에 불과했던 황혼 이혼이 급격하게 증가한 이유는 뭘까? 그리고 안타깝게도 황혼 이혼은 계속 더 늘어날 거라는 어두운 전망이 지배적이다.
황혼 이혼이 늘어나는 현상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장수의 결과, 높아진 개인의 행복 추구권 등 때문 아닐까 싶다. 전에는 30, 40년 살고 사별하면 됐는데, 이제 100세 시대가 됐으니 그럴 만도 할 것 같다.
어느 한 부부의 상대를 향해 내뱉는 불평을 들어본다. 남편은 "중매로 만나 당신이 이런 사람인 줄 몰랐다"라고, 아내는 "아직 살 날이 남았으니 지금이라도 바로잡고 싶다"라는 식이다.
일본의 주부들은 평생을 참고 살다가 퇴직하면 바로 이혼한다는 얘기가 이제는 우리의 현실이 된 것 같다. 오죽하면 퇴임해서 아내 뒤만 졸졸 쫒아다니는 남편을 '비에 젖은 낙엽'이라며 폄하하는 용어가 생겼을까 싶다.
남편은 은퇴 후에 편안한 생활을 기대하지만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오히려 아내가 '내 인내심이 바닥났다'면서 갑자기 이혼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황혼 이혼 후 삶은 어떻게 변화할까?통계에 의하면, 이혼 후 당사자 모두 적잖은 스트레스를 겪게 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개략 3년 정도) 충격 회복 정도에서 큰 차이가 난다고 한다.
여성들은 경제적인 문제로 다소 고통받긴 하지만, 정신적인 충격은 일시적일 뿐 개선된다. 하지만, 남성들은 정신적 충격이 커서 좀처럼 회복되지 못한다고 한다. 고독사의 주요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 있다.
이혼이 부담되는 사람들은 소위 졸혼, 해혼, 휴혼 등 잡다한 용어를 앞세워 이혼하지 않고 헤어져서 각자 행복을 추구하기도 한다. 어쩌면 현명한 현실적 대처일 것 같기도 하다.
황혼 이혼을 하지 않고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라는 말처럼 상대방을 하루아침에 바꾸긴 어렵겠지만, 서로에 대한 배려를 매일 쌓아가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배우자에게 바라는 것이나 기대하는 것이 많아지는 순간, 서로 싸우게 되고 불행해진다"는 격언을 생각하면서 내가 먼저 스스로 나 자신을 챙기고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해 본다.
상대방에게 너무 많은 걸 바라게 되면, 아무리 사이좋은 부부라도 점차 사이가 나빠질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 또 명심하는 게 "황혼 이혼 예방주사"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