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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이재명 이길 수 있을까

살며 생각하며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여론조사 1위인 김문수 후보에 이어, 이번에는 본선 경쟁력 1위로 평가받고 있는 한동훈 후보를 잠시 소환해 보기로 한다.


2025년 4월 10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국회 본관 앞 광장에서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파면되며 초래된 조기 대선, 정치판이 완전히 뒤집힌 상황에서, 한동훈은 다소 이례적인 입장을 취한 것 같다.


같은 정치적 루트에서 출발한 윤 대통령의 탄핵에 사실상 찬성하며 거리를 둔 것이다.


그래서 보수진영 내부에서는 '배신'이라는 날 선 시각이, 중도층에서는 '결단'이라는 기대가 동시에 엇갈린다.


그는 윤석열의 사람에서 "윤석열을 넘어선 정치인"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전략이 유효하려면 다음 세 가지 커다란 허들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


첫째, 보수 핵심 지지층의 분노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정치의 아이러니는 가까울수록 더 깊이 등을 돌린다는 데 있다. 한동훈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다는 사실은 많은 보수 유권자들에게 "정치적 배신"으로 읽힌다.


한동안 "윤핵관의 중심"이자 "윤석열의 오른팔"로 인식되어 온 그가, 위기 국면에서 거리를 둔 결정은 쉽게 정당화되지 않는다.


그는 이 분노를 껴안되, 동시에 극복해야 한다. 방법은 정공법밖에 없다. 탄핵 찬성의 이유가 단순한 정치적 생존이 아닌, 헌법과 공익에 입각한 원칙적 결정이었음을 설득력 있게 설명해야 한다.


"누구의 사람도 아닌, 국민의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지지층의 이성에 호소하는 정교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요구된다.


둘째, "정치적 고아"가 된 현실에서의 외연 확장


윤석열 대통령과의 결별은 단순한 감정 문제가 아니다. 정치적 기반의 상실이라는 구조적 리스크다. 기존 보수 진영 내의 조직, 자금, 지역 기반 중 상당 부분이 여전히 윤 대통령 혹은 그 계열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동훈은 이제 "정치적 고아"에 가깝다. 자신만의 노선을 만들어야 하며, 그 과정은 급박하고도 위험하다.


중도는 물론 개혁적 보수층과 청년층을 끌어안아 새로운 연합을 형성할 수 있는 "서사적 확장력"이 절실하다.


단순한 이미지 변신이 아닌, 정치적 노선과 인물 구성을 통해 새 정치 블록을 실체화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결단했으니, 책임도 진다"는 민생 메시지의 빈자리


윤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적 격변 속에서 한동훈의 행보는 상징성과 드라마를 안고 있다.


하지만 정치인은 드라마로만 승부하지 않는다. 유권자들은 궁극적으로 "나의 삶이 어떻게 나아지는가"를 기준으로 투표하기 때문이다.


현시점에서 한동훈은 뚜렷한 민생 어젠다 없이 정국 해석과 정치 개혁의 서사만을 강조하고 있지 않나 싶다. 자칫 정치 초년생 인상에 머물 우려가 있다.


따라서 "탄핵 찬성"이라는 역사적 결단이 단순한 이미지 정치에 그치지 않으려면, 구체적인 정책 어젠다와 경제 회복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물가, 부동산, 청년 일자리 같은 민감한 영역에서, 실현 가능하고 설득력 있는 방안을 내놓는 것이 시급하다.


한동훈은 지금 단순한 대통령 후보가 아니다. 그는 "탄핵 이후 보수의 진로"를 묻는 시험대 위에 올라선 존재다.


"윤석열의 동지"에서 "윤석열을 거스른 결단자"로 변모한 그의 선택이 어떤 정치적 결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지금 그가 서 있는 곳은 절벽일 수도 있고, 새로운 길의 출발점일 수도 있다.


그가 넘어서야 할 허들은 단지 정치적 장벽이 아니라, 스스로 만든 서사의 진정성과 국민의 신뢰라는 거대한 산이다.


정치는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그 마음을 얻는 자가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 한동훈은 과연 그럴 준비가 되어 있는가?


언급한다면, 그가 넘어서야 할 허들은 분명하다. 첫째, 이미지 정치에서 탈피해 진짜 정치인의 면모를 보여야 한다.


둘째, 중도와 청년을 위한 실질적 메시지를 설계해야 한다. 셋째, 윤석열 정부와의 관계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


만약 이 세 가지 허들을 넘어선다면, 한동훈은 단지 '대안'이 아닌 '선택지'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를 넘지 못한다면, 그는 그저 그런 또 하나의 여권 후보로 남게 될 것이다.


여기에 하나 덧붙인다면 출마 선언할 때 밝혔던 개헌 전략을 좀 더 정교하게 어필했으면 한다. 국민 대다수가 바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동훈의 강점은 "선명한 메시지"라고 본다. 특히 그는 말의 힘을 아는 정치인이고, 미디어를 활용할 줄 아는 전략가다.


하지만 그 선명함이 진영 내 결집에는 효과적일지 몰라도, 대선이라는 전장에서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대통령은 언제나 "중도층과 젊은 세대의 선택에 의해 결정되어 왔다"는 점을 참고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역량 있는 한동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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