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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함의 힘

살며 생각하며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세상은 속일 수 있어도, 신뢰는 속일 수 없다. "정직하게 살면 손해 본다"는 말을 우리는 너무 자주 듣는다. 어쩌면 그것이 현실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기 때문이다.


거짓이 난무하고, 눈앞의 이익을 위해 진실을 왜곡하는 사례가 넘쳐나는 시대, 그런 환경에서 정직하게 살아가는 것이 오히려 미련하고 답답한 일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당신은 무엇을 잃고, 무엇을 지키고 있는가?"


첫째, 정직함은 단순히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정직이란 말은 언뜻 보면 단순해 보인다. 하지만 실제 삶에서 정직하다는 것은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정직함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뿐 아니라, 자신이 가진 의도와 감정을 숨기지 않는 용기다. 때로는 말하지 않아도 되는 불편한 진실을 말해야 하고, 모두가 침묵하는 상황에서 홀로 올바름을 지켜야 하기도 한다.


정직한 사람은 타인의 기대와 시선에 맞추기보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원칙에 집중한다. 그리고 그 원칙이란, 단순한 윤리적 태도를 넘어선 삶의 중심축이 된다.


바로 이 점에서 정직함은 강력한 힘을 갖는다. 흔들림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게 해주는 내면의 나침반이기 때문이다.


둘째, 정직함이 만들어 내는 신뢰 그리고 신뢰가 만들어 내는 관계


정직한 사람 주변에는 신뢰가 생긴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말과 행동의 일관성, 책임감, 그리고 투명함이 반복적으로 쌓일 때에야 비로소 생기는 것이다.


한 번쯤은 경험해 봤을 것이다.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거짓을 택했던 관계는 결국 언젠가 무너진다.


반면, 정직하게 불리한 상황을 감수하더라도 사실 그대로를 전달했던 경험은 시간이 지나면서 큰 신뢰로 이어진다.


기업의 사례를 보자. 위기가 닥쳤을 때, 책임을 회피하거나 거짓으로 포장하는 기업은 소비자와 시장의 신뢰를 잃고 빠르게 추락한다.


반면, 실수를 인정하고 이를 바로잡으려는 태도를 보인 기업은 오히려 더 깊은 충성도를 얻게 된다.


이건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정직한 친구, 정직한 동료는 다소 불편할 수는 있지만, 결국엔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이다. 거짓 없는 관계는 때로는 충돌이 있지만, 그 안에는 오해가 없고, 그래서 상처도 덜하다.

셋째, 정직은 "시간이 걸리는 성공 전략"이다


정직하게 사는 것이 당장 이득을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손해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세상에 진짜 가치 있는 것 중에 시간이 걸리지 않는 것이 얼마나 있을까?


건강, 관계, 신뢰, 명예••• 모두 시간이 쌓여야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


정직함은 이런 것들과 닮아 있다. 즉각적인 보상 대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약속하는 원칙이다.


정직한 태도로 일하는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된다. 그에게는 사람들이 모이고, 일이 몰리고, 결국은 신뢰를 기반으로 한 강한 영향력이 생긴다.


그것은 단순한 인성과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빠르게 앞서가고자 하는 세상 속에서, "천천히, 그러나 제대로" 가는 힘, 그것이 바로 정직함의 진짜 무기다.


정직은 무기다. 하지만 그 무기는 남을 찌르지 않는다. 대신, 나를 지키고, 내가 세운 세계를 무너지지 않게 만든다.


"조금 더 느릴지 몰라도, 결국 이기는 쪽은 정직한 자들이다"라는 결론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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