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함의 힘

살며 생각하며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조급해하지 마세요." 우리는 살아가며 이 말을 수도 없이 듣는다. 부모는 아이에게, 상사는 신입사원에게, 친구는 친구에게 충고하듯 말한다.


'조급함'은 흔히 미숙함의 상징, 실수를 부르는 감정,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로 여겨진다. 삶은 긴 호흡으로 걸어야 한다는 조언은 그 자체로 옳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 종종 간과되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조급함은 우리가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신호라는 점이다.


조급함이란 단순한 성격적 결함이 아니다. 그것은 '현재'에 머무르지 않으려는 마음, '더 나은 미래'로 향하고자 하는 강한 욕망의 표출이다.


누군가는 말한다. "성공한 사람은 느긋하다"라고. 하지만 성공한 이들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누구보다 속이 끓는 듯한 갈망과 초조 속에서 시간을 견디고 있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조급함은 변화의 불쏘시개다. 그것이 없다면 우리는 아마 대부분의 순간을 현실에 안주하며 보냈을 것이다.


역사를 바꾼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은, 사실 그 누구보다 조급한 사람들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누구보다 빠르게 세상을 바꾸고 싶어 했다.


그는 "우리의 시간은 한정돼 있으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사느라 낭비하지 말라"라고 했다. 이 말속에는 조급함이라는 감정에 내재된 "시간 감각의 예민함",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창조적 에너지로 전환되는지를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조급함은 양날의 검이다. 방향 없는 조급함은 무모함이 되고, 기준 없는 조급함은 쉽게 자기혐오로 이어진다.


"왜 나는 아직 여기에 머물고 있는가?", "왜 남들은 나보다 앞서가는가?"라는 감정은 비교의 잣대를 세운 채, 조급함을 독으로 만든다.


이때 필요한 것은 조급함을 견디는 힘, 그리고 그것을 설계하는 능력이다. 조급함을 생산적인 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정확한 목표 설정이다.

조급함은 방향을 잃는 순간 혼란이 되지만, 명확한 목표가 설정된 순간 추진력이 된다.


둘째, 작은 실천의 구조화다.

큰 변화는 작은 반복 해서 온다. 조급함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그것을 "일상의 루틴"으로 나눠야 한다.


셋째, 감정의 자각과 수용이다.

조급함을 억누르려 하지 말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태도가 중요하다. 조급한 나 자신을 미워하기보다는, 그 속에 깃든 열정을 마주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급함은 우리 삶의 이정표 같은 것이다. 그것은 어디론가 가고 싶다는, 아직 멈출 수 없다는 내 안에 여전히 살아 있는 '의지'의 증표다.


오히려 아무런 조급함도 느끼지 않는 상태야말로 진짜 경계해야 할 감정일 수 있다. 그것은 의욕의 상실이고, 성장 욕망의 포기이기 때문이다.


오늘 당신은 무엇 때문에 조급한가?

그 조급함의 뿌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쩌면 당신 삶의 가장 깊은 갈망과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조급함을 무조건 억누르려 하지 말자.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말자. 대신 그 에너지를 설계하고, 다듬고, 활용하자.


조급함은 단지 감정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속도감 있는 질문이다. 그 질문에 어떻게 답할지는 오롯이 당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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