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송면규 칼럼니스트 Dec 30. 2021
존버는 "견디고 또 견딘다"는 뜻의 은어로 '존나 버티기' 줄인 말이 아니라 '존나 버로우' 줄인 말이라고 한다. 버로우는 '스타 저그' 종족이 사용하던 것으로 "땅 속에서 버로 해서 나오지 않겠다" 뜻이라고 하는데 그냥 인터넷 용어로 이해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존버는 오래전부터 주식시장에서 주로 사용되던 용어인데 요즘에는 이곳 저곳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존버는 "하락하는 것은 최저점을 찍으면, 다시 올라오게 돼 있다"라는 의미로, 기다리면 반드시 오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포기하지 말고 계속 버티라"는 인내를 주문하는 얘기 다름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주식이건 부동산이건 하락이 몇 차례 이어지면 견디지 못하고 대부분 포기하는 것 같다. 이것을 우리 국민성의 일단으로 해석하면 지나친 걸까?
작가 이외수 씨가 많이 버티는 정신을 '존버 정신'이라고 그럴듯하게 설명한 적이 있다. 즉 좋은 날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버틴다는 얘기다.
요즘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은 것 같다. 불과 몇 년 만에 2배 이상 폭등했다며 정권을 향해 삿대질했는데, 이제는 언제 그랬냐 싶게 다시 폭락을 예고하는 전문가들이 있으니 말이다.
어떤 이는 2022년 대폭락을 주장하고 있고, 또 어떤 이는 일시적 현상이라 진단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누구 예측이 맞을지 밝혀지겠지만, 1 주택자라면 부동산 존버 정신을 가져보면 어떨까 싶다.
주식이나 가상화폐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sns 상에서 서로 위안 삼기 위해 아니면 묵묵한 기다림 의미를 부여하고 싶을 때 사용하던 용어지만 요즘 부동산 시장에도 적용해 보면 어떨까 싶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리기만 하면 떨어진 부동산이, 주식이, 또 암호화폐가 반드시 상승하라는 법이 없다는 것 또한 잊지 말아야겠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지금 경제가 많이 어렵다. 그 와중에 최저임금마저 많이 올라 자영업자들이 속속 폐업하고 있다는 암울한 소식이 끊이질 않는다. 정부에서 100만 원 지원금을 얘기하고 있지만 '언발에 오줌누기'라며 시큰둥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요즘 한강 다리 감시 카메라가 많이 바쁘다는 불편한 소문도 들린다. 우리가 인내하고 기다리면 과연 좋은 날이 올까?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이 대선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등 많이 걱정되는 대한민국이다.
존버 정신을 젊은이들에게는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성취하는 그날까지 버티자라는 뜻으로, 어른들은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끝까지 버티시라는 뜻으로 주문해 본다. 힘든 현실이지만 어떻게든 살아야 하니까.
얼마나 삶이 팍팍하면 송년회 하면서 즐겁게 마무리해야 할 연말에 존버 정신을 다시 소환해서 강조할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