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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마음에서 시작된다

살며 생각하며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행복하세요."

우리는 이 짧은 인사를 무심코 자주 주고받는다. 새해 인사로, 생일 축하로, 또는 누군가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할 때 빠지지 않는 말이다.


하지만 정작 '행복'이 무엇인지, 그것이 어디서 오는지,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사유하지 않는다.


우리는 과연 행복한가? 그리고 그 행복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많은 사람은 행복을 "외부 조건"에서 찾는다. 더 좋은 집, 더 많은 수입, 더 나은 직장, 더 훌륭한 배우자, 더 똑똑한 자녀•••


그렇게 "무언가를 갖게 되면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에 익숙하다. 마치 행복은 도달해야 할 목적지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인생을 조금 더 길게 살아보면 알게 된다. 행복은 조건이 아니라, 해석이며 태도라는 것을.


세계적인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먼(Martin Seligman)은 행복을 구성하는 요소로 긍정 정서, 몰입, 의미, 성취, 관계(PERMA)를 제시했다.


이 중 상당 부분은 마음가짐과 관련되어 있다. 이는 곧, 행복이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정신적 능력이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나는 오랫동안 교육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어떤 이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도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고, 또 어떤 이는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성공을 거두고도 늘 불안과 불만 속에 살아갔다.


두 사람의 차이는 외부 환경이 아니라, 내면의 시선 차이에서 비롯되었다. 행복한 사람은 현재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부족함 속에서도 감사할 줄 안다.


그들은 완벽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삶을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을 지녔다.


반면, 불행한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더'를 원한다.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을 먼저 바라보고, 현재보다는 미래의 부족을 걱정한다.


행복은 거창한 사건이 아니다. 오히려 일상의 작은 순간 속에 스며 있는 감정이다. 아침에 햇살을 맞으며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 잔, 오랜만에 걸려온 친구의 전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을 바라보는 여유, 이런 사소한 순간들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마음, 그것이 행복의 문을 열 여는 열쇠다.


프랑스 철학자 파스칼은 말했다. "인간은 끊임없이 미래를 바라본다. 그러나 그 미래는 오지 않고, 삶은 현재에만 존재한다."


우리는 자주 "지금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현재를 소비한다. 그러나 그 '내일'이 왔을 때도 우리는 또 다른 내일을 쫓고 있지 않은가?


결국 행복은 미래의 어딘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얼마나 충실히 살아내는가에 달려 있다.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실험이 있다. 하버드 대학의 심리학자 대니얼 길버트는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는 순간보다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까"라는 생각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즉, 우리는 행복에 대해 '생각'만 하고, "느끼는 시간"은 의외로 적다. 행복한 생각이 아니라, 경험되어야 할 감정이다. 그리고 그 경험은 오직 마음에서 시작된다.


물론 우리는 완전히 내면만으로 살 수는 없다. 현실은 늘 우리를 흔들고, 때로는 예상치 못한 불행이 찾아온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흔히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행복하겠느냐"고 자문하게 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런 상황 속에서도 내 마음 하나 바꾸는 것으로 삶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불안과 걱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을 줄이고, 대신 감사와 기쁨의 감정을 의도적으로 길러가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것이 "마음 챙김(mindfilness)"이든, "감사 일기"든, 단순한 산책이든,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다독이는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다.


나는 요즘 하루를 마무리할 때, 스스로에게 이렇게 묻는다. "오늘 하루, 감사한 일이 무엇이 있었는지" 놀랍게도 매일 두세 가지는 떠오른다.


그것이 비록 사소한 것이라 해도, 그 순간 마음이 따뜻해지고, 삶이 조금 더 가벼워진다.


행복은 마음에서 시작된다. 그 마음은 외부 조건이 아니라, 나 자신이 선택하고 길러가야 할 "내면의 힘"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행복을 원한다면,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행복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마음 한편에서 조용히 피어나고 있다. 그 작은 씨앗에 따뜻한 관심을 주자.


그러면 언젠가, 당신의 삶 전체가 '행복'이라는 이름의 숲으로 자라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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