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살다 보면 우리는 끊임없이 비교의 눈길에 노출된다.
학창 시절에는 성적이, 직장인이 되면 승진과 연봉이, 나이가 들어서는 자녀의 성취와 집의 크기, 노후의 준비 상태까지 비교의 대상은 끝이 없다.
마치 사람의 삶은 자신이 걸어온 길보다 남이 걸어온 길과 나란히 놓였을 때만 의미를 갖는 듯하다. 그 속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열등감이라는 그림자를 만난다.
흥미로운 점은, 열등감이 단순히 부족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오히려 가진 것이 많을수록, 남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사람일수록 더 깊은 열등감을 느끼곤 한다.
겉으로는 부러움의 대상일지 모르지만, 마음속에서는 "혹시 내가 더 이상 저 위치를 지키지 못하면 어쩌지?"라는 불안이 싹튼다.
열등감은 단순한 결핍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의 비교 속에서 "내 자리가 흔들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돌이켜 보면, 열등감은 '차이' 자체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타인의 다름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이 열등감을 만들어낸다.
같은 상황을 두고도 어떤 이는 "저 사람은 저렇구나" 하고 담담히 지나치지만, 또 다른 이는 "나는 왜 저렇지 못할까?" 하고 스스로를 깎아내린다.
결국 열등감은 세상에 대한 해석의 방식이자, 나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의 문제인 셈이다.
그렇다고 열등감을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때로 열등감은 내 안의 부족함을 일깨우고, 더 나아지려는 동기를 제공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그 감정을 짓누르지 않고, 잘 다스리며 삶의 에너지로 바꾸는 일이다.
타인과의 끝없는 비교에서 벗어나 내 안의 성장을 바라볼 때, 열등감은 더 이상 나를 괴롭히는 그림자가 아니라 작은 글씨가 되어 나를 앞으로 이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어쩌면 단순하다. 가진 것에 눈을 돌려 감사하는 습관, 남의 다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마음, 그리고 오늘의 나를 어제의 나와 비교하며 조금씩 나아가려는 태도.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면 열등감은 점차 힘을 잃고, 대신 자기만의 빛이 은은히 퍼져나갈 것이다.
열등감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감정이지만, 그것이 삶을 가로막을 필요는 없다. 남의 빛에 가려 어둠 속에 서 있기보다, 내 안의 작은 빛을 발견하고 소중히 지키려는 것.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열등감을 넘어설 수 있는 가장 따뜻한 길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