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다시 공부해야 하는 이유
21세기 인류는 "지식과 기술의 시대"라 불리지만, 국제 정치의 무대에서는 여전히 19세기의 그림자가 짓게 드리워져 있다.
흔히 19세기를 "힘의 논리 시대"라 한다. 산업혁명과 제국주의, 민족주의와 군사경쟁이 교차했던 그 시기에는 강대국이 곧 정의였고, 군사력과 경제력이 곧 국제 질서를 규정하는 핵심 기준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지금 다시 19세기를 공부해야 할까?
첫째, 19세기는 오늘의 국제 관계를 이행하는 원형이다.
유럽 열강이 식민지를 두고 벌인 패권 전쟁은 오늘날 미•중 간 전략 경쟁을 떠올리게 한다.
강대국이 자국의 이해를 앞세워 약소국을 희생시키던 구도는, 글로벌 거버넌스를 강조하는 지금도 다른 방식으로 반복되고 있다.
힘의 불균형 속에서 작은 나라들이 생존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둘째, 19세기는 "국민 국가의 탄생기"다.
민족주의가 확산되고 국민이 국가의 정당성 기반으로 자리 잡으면서, 전쟁과 혁명은 새로운 정치 지형을 만들었다.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분리 독립운동이나 민족 갈등을 보면, 그 뿌리가 19세기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국가의 경계와 정체성을 둘러싼 논쟁은 결코 끝나지 않은 주제다.
셋째, 19세기는 "근대 문명"의 양면성을 보여준다.
산업혁명은 인류에게 풍요를 안겼지만, 동시에 제국주의 침략과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켰다.
기술 발전이 곧 인간의 진보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후 위기와 양극화라는 현재의 문제를 통해 다시 확인하고 있다.
따라서 19세기를 돌아본다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회고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오늘을 읽고, 내일을 대비하는 거울을 갖는 일이다.
힘의 논리가 지배하던 시대를 성찰함으로써, 우리는 '힘' 너머의 가치를 고민하게 된다.
법과 규범, 협력과 상생이 국제 사회의 기본 질서로 정착하려면, 과거의 그림자를 직시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다시 19세기를 공부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그 속에 21세기의 도전과 위기의 답안지가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역사는 결코 과거에 머무르지 않는다. 힘의 시대를 넘어서는 지혜를 얻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19세기를 다시 열어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