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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실각설'

단순한 소문일까, 전략적 메시지일까?

최근 인터넷과 해외 언론을 중심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곧 자리에서 물러난다"는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건강 이상설부터 쿠데타설까지 버전도 다양하다. 하지만 정작 중국 안팎 어디에서도 사실로 확인된 내용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문이 자꾸 반복되는 이유는 뭘까?


보통 이런 이야기는 단순한 '음모론'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시각이 필요하다. 바로 '양모론'이라는 관점이다.


음모론이 은밀히 꾸며진 거짓 계략이라면, 양모론은 오히려 드러내놓고 흘리는 "전략적 메시지"에 가깝다.


즉 실각설 자체가 누군가의 계산 속에 만들어진 도구일 수 있다는 뜻이다.


실각설이 끊임없이 나오는 데에는 몇 가지 배경이 있다.


첫째, 시진핑 체제 안에서 군과 당의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교체되거나 숙청되는 장면이 포착되고 있다.


둘째, 과거와 달리 시 주석의 언론 노출이 줄어들면서 여러 해석이 나온다.


셋째, 중국 경제가 흔들리면서 민심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루머에 힘을 보태고 있다.


문제는 이런 소문이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정치적 무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부의 반대파가 흘려 권력의 균열을 내려고 했을 수도 있고, 외부 세력이 확대해 중국 체제를 불안하게 보이도록 만들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건 루머의 진위가 아니라, 그것이 어떤 효과를 내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실각설이 곧 현실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중국은 최고 지도자를 쉽게 바꾸기 어려운 정치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소문이 반복적으로 회자된다는 사실 그 자체는, 중국 내부의 긴장과 불안을 드러내는 상징으로 볼 수 있다.


결국 핵심 질문은 "시진핑이 정말 실각할까?"가 아니다. "누가, 어떤 의도로 이런 이야기를 퍼뜨리고 있는가?"이다.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우리는 소문이 단순한 가십이 아니라, 국제 정치의 흐름을 읽어내는 중요한 신호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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