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송면규 칼럼니스트 Jan 25. 2022
'노자'의 스승 '상용'이 죽음을 앞두고 있었다.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노자가 급히 스승을 찾아 임종을 지켰다.
"스승님! 이렇게 일찍 돌아가시면 안 됩니다. 조금만 기력을 내십시오"하면서 노자는 스승이 눈을 감기 전 한마디라도 더 듣고 싶어 마지막 가르침을 청했다.
그러자 스승이 자신의 입을 크게 벌리며 말한다.
"자, 내 입속을 보아라. 무엇이 보이느냐?" "혀가 보입니다" "이빨은 보이지 않느냐?" 그러자 "예, 스승님" "너는 이게 무슨 뜻인지 알겠느냐?"
그러자 노자가 대답했다.
"네, 스승님! 딱딱하고 센 것은 없어지고 약하고 부드러운 것만 남는다는 뜻이 아닐는지요?"
그러자 스승이 돌아누우며 말씀하신다.
"이제 천하 일을 다 말했느니라"
스승이 자기 입안을 보여준 까닭은 "부드럽게 남을 감싸고 약한 듯이 자신을 낮추라"는 뜻이다. 딱딱하고 굳센 이빨은 먼저 없어지지만 부드럽고 약한 혀는 아직 남아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것이다.
즉 사자성어 '유약 겸하'는 "부드럽고 유연하며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는 것이 강한 것을 누른다"는 가르침 다름 아니다.
덧붙인다면,
솔개가 어느 때는 닭보다 더 낮게 난다고 한다. 그렇다고 솔개가 닭보다 못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자신을 더 낮추어 다음을 기약하는 것도 인생을 경영하는 큰 지혜가 아닐까 싶다.
참고도서 : 법정 스님의 저서 '숨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