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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녕, 부자가 되고 싶다면

살며 생각하며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지혜로운 사람이 꼭 하는 행동이 있다고 한다. 어떤 것일까? 중국 고사에 나오는 한 대목을 잠시 소환해 본다.


옛날 어느 지방에서 '송청'이라는 사람이 약방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의 약방 문전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사람들로 늘 붐볐다고 한다.


소문을 듣고 온 과객이 다른 약방과 별 차이가 없는데 이곳만 문전성시를 이루는 까닭이 무언지 물었다. 비결은 좋은 약재를 시세보다 훨씬 비싼 값을 쳐준다는 것이다.


거기에다 약을 잘 짓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돈 한 푼 없는 사람에게는 약을 무료로 지어준다는 것이다. 그러자 시샘하는 과객이 "그렇게 장사하면 남는 것이 하나도 없지 않나? 왜, 어리석게 장사를 하는 거요?" 물었다.


그러면서 "손님에게 베푼다고 그들이 알아주기나 할 것 같나?" 그러자 송청이 웃으며 말한다. "그럴 리가 있겠소. 세상에 밑지는 장사가 어디 있겠소"대딥한다. 비법이 무엇일까?


"이익은 나중에 챙긴다"는 것이다. 송청은 신분의 귀천을 떠나 누구에게나 정성스럽게 치료해 주었다. 심지어 초면인 사람도 차용증만 써주면 약을 지어주었다고 한다.


아내의 볼멘소리에 "세상에 생명보다 더 소중한 것이 어디 있단 말이오"하면서 한 해가 지나가도 약값을 받지 못하면 갚을 능력이 없다고 여겨 차용증을 모조리 불태웠다고 한다.


이런 그를 두고 한쪽에서는 "어리석고 미련한 사람"이라고, 다른 한쪽에서는 "나라님도 못하는 일을 한다"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흘러 송청이 노인이 되었다.


그런데 망할 것처럼 보이던 그의 약방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유명한 약방이 되어 있었다. 그러다 보니 해가 지나갈수록 약방에 재물은 크게 늘어만 갔다.


사람들이 부자가 된 비결을 송청에게 물었다. 송청은 "저는 약을 팔아 생계를 잇는 평범한 사람이다. 다만 남보다 이익을 늦게 챙겨가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뒷날 벼슬자리에 오른 사람도 있고, 내 약으로 목숨을 건진 사람들은 뒷날 후한 선물로 은혜 갚기를 멈추지 않았는데, 결국 그분들 덕분이다. 물론 빚지고 갚지 않은 사람도 많았지만 손익을 따지면 항상 남는 장사였다.


만약 이 은혜 갚음이 내 당대에 끝나지 않으면 이후 자식들에게까지 물릴 것이다. 내가 부자가 된 비결은 간단하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처음부터 이익을 보려고 하지 마라.


"화향천리행 인덕만년훈"

즉 "꽃향기는 천 리를 퍼져 나가고 사람의 덕은 만 년 동안 향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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