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수'일까, '초고수'일까

살며 생각하며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고수'는 "어떤 분야나 집단에서 기술이나 능력이 매우 뛰어난 사람"을 일컫는다. 보통 달인, 명인이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초고수'는 "어떤 분야나 집단에서 기술이나 능력이 극도로 뛰어난 사람"을 말한다. 즉 고수들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위치한 실력자를 의미한다.


중국 고대에 '편작'이라는 전설적인 명의가 있었다. 위왕이 편작에게 그대 삼 형제 의술이 매우 출중하다고 하는데, 그중에서 누구 의술이 가장 뛰어난가? 물었다.


그러자 편작이 큰 형님 의술이 첫째고, 그다음이 둘째 형님, 제 의술이 제일 형편없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위왕이 깜짝 놀라 다시 묻는다.


그렇다면 어찌해서 편작 선생 명성이 천하제일이 되었단 말인가?


편작이 대답하길 큰 형님은 사람들 병을 미리 방지하기 때문이다. 즉 병의 증세가 나타나기 전에 사람들의 질병을 치료한다. 가벼운 질병도 초기에 뿌리 뽑아버리니 명성이 외부에 전해질수가 없다.


둘째 형님은 증상 초기에 약만으로 환자를 치료한다. 따라서 작은 병만 치료한다고 여기기 때문에 병이 발전해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한다. 그래서 명성이 마을 정도에 머물 뿐이다.


그러나 나는 환자의 생명이 위급할 때만 치료한다. 사람들은 맥에다 침을 놓고 수술하는 등 온갖 야단법석을 떨기 때문에 내 의술이 가장 뛰어나다고 여기는 것 같다.


거기에 간혹 죽을뻔한 사람을 살려내기도 한 탓에 명성이 천하제일이 된 것이다.


그래서 자기처럼 실력 없는 사람이 천하제일의 명의가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설명하면서 고작 눈앞에 보이는 중병만 치료하는 사람이 어찌 천하의 명의라 할 수 있겠는가?


세상에는 우리 형님들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질병까지 다스리는 진짜 고수가 많다고 얘기한다. 그들이 생색을 내지 않기에 다만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따라서 인재를 뽑을 때 명성에만 집착해서는 안된다.


세속의 평가는 한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는 진정한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퍼스널 브랜딩을 통해 널리 알려진 사람은 겉이 화려한 사람일 수 있다는 뜻이다.


진짜 고수는 늘 겸손하기에 쉽게 자신을 드러내는 법이 없다고 한다. 따라서 "화려한 껍데기에 속아 넘어가는 우를 범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위단' 선생이 저서 '잠자 심득'을 통해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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