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매드'는 꽤 오래전 와이파이가 활성화되면서 우리에게 익숙하게 다가온 용어가 아닐까 싶다. 필자 또한 관련 분야 강의하면서 자주 사용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몽골의 유목민이 삶의 터전인 게르를 수시로 이동하던 데서 차용한 용어 아닐까 싶다. 그래서인지 나 홀로 떠나는 여행객한테 간혹 노매드라는 별칭을 붙이곤 했던 것 같다.
여행하는 사람들이 꼽는 장점 중 하나는 여행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담소 아닐까 싶다. 같이 걷거나 이동하면서 나누는 대화에 굳이 비밀은 필요 없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말한다. "비밀이 많으면 오장육부가 체한 것 같다. 따라서 비밀은 없어야 한다"라고. 상당히 공감되는 주장 같다.
노매드 랜드는 프란시스 맥도맨드가 주연해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2021년 4월에 개봉된 영화로 광활한 미국 곳곳을 이동하면서 체험하는 다큐 형식의 작품이다.
이 영화는 경제적 붕괴로 도시 전체가 무너진 후 홀로 남겨진 주인공 '펀'이 자신의 추억이 깃든 도시를 떠나 작은 밴과 함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낯선 유랑 생활을 하면서 각자의 사연을 가진 노매드들을 만나고 헤어지면서 다시 살아가는 여정을 그린 현대 유목민의 삶을 다룬 영화로 생각된다.
'House'는 건물처럼 물리적 개념이 강한 것, 'Home'은 집 이상의 것을 의미하는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노매드 랜드를 통해 두 단어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 것 같다.
"삶은 결국 홀로 떠남이다. 하지만 시작은 홀로 일지라도 삶의 길에서 돌고 돌아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난다"는 대화가 꽤 긴 여운을 남긴다.
"만남은 헤어짐을 예약하고, 헤어짐 또한 만남을 기약한다"고 하는 고사성어 "회자정리"와 연계시켜본다면 억지스러운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