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송면규 칼럼니스트 Feb 23. 2022
안철수 후보가 "이제부터 내 갈길 가겠다"며 야권 단일화를 무산시키는 기자회견 장면을 보면서 문득 '꿈'과 '망상'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꿈은 "수면 중에 일어나는 일련의 시각적 심상"이라고 국어사전에서 설명하고 있는데, 꼭 잠을 잘 때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
"젊은이여! 큰 꿈을 가져라"하는 말이 있듯이 꿈은 현재의 나에게 자극을 주고 변화하게 해서 보다 크게 성장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망상은 "근거가 없는 주관적인 신념"을 의미한다. 대표적 망상가를 고른다면 아마 세르반테스 소설에 등장하는 '돈키호테'가 아닐까 싶다.
이번 대선 과정을 지켜보면서 "안 후보가 혹시 망상가?" 이런 생각을 해본다면 지나친 억측일까. 상식에서 꽤 동떨어진 행보를 하고 있기에 하는 얘기이다.
단일화를 요구해 놓고 갑자기 기자회견을 통해 "납득하기 어려운 이런저런 이유를 앞세워 단일화를 접겠다"는 주장이 조금 생뚱맞지 않나 싶다.
물밑 협상하는 과정에서 흘러나온 각종 설(경기지사 공천, 지방선거 공천권 일부 보장 등)과 이준석 대표의 거친 발언이 단일화 철회 명분일 정도의 협량은 아니었길 기대한다.
지난 대선에서 "제가 MB 아바타입니까" 하던 말이 안 후보한테 주홍글씨 된 것 같은데 이번 대선에서는 안타깝게도 "아내 아바타"라는 소문이 들린다.
사람이건 집단이건 어떤 아집(신념)에 사로 잡히면 그 환경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사이비 종교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안 후보를 지지하는 그룹이 그들만의 신념에 빠져서 혹시 안철수를 그들의 교주로 생각하고 맹목적인 지지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우려된다.
이제 안 후보는 유세하면서 수많은 유권자로부터 "단일화 관련" 질문을 받게 될 것으로 본다. 그러면 안 후보 주장은 뒷전으로 밀리고 단일화 얘기만 회자되지 않을까 싶다.
"당선 확률이 거의 없다"는 게 다수 여론임에도 왜 완주 억지를 부리는지 안타깝다. 정권 교체를 바라는 많은 국민 그만 괴롭히고, 안철수의 통 큰 결단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