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의 소중함

살며 생각하며

경허 선사는 한국 불교 발전에 큰 발자국을 남기신 존경받는 선승 중 한 분 아닐까 싶다. 스님은 1849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1912년 작고했으며 속명은 송동욱이다.


불교신자 이건 아니건 상관없지 않을까 싶어 경허 선사가 천장암에 기거하시면서 겪었던 "어떤 여인과의 일화" 한 토막을 가져와 본다.


스님이 천장암에 기거하고 계시던 몹시 추운 어느 겨울 늦은 밤에 보자기로 얼굴을 감싼 여인이 추위에 덜덜 떨며 잠을 재워달라고 간청하는 소리가 들렸다.


스님이 그 여인을 방에 들이는 걸 목격한 어린 동자가 만공 스님한테 일러바치자 이상하게 여긴 스님이 경허스님 방문 틈새로 살피자 동자 말이 사실이다.


스님께서 방 근처에 일절 근접하지 못하도록 엄명을 내렸지만 며칠 되자 소문에 발이 달려 많은 사람이 알게 되고 수군 거림이 커지면서 사부대중이 회의를 거쳐 스님과 여인을 내 쫒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경허 스님께 "여인과 함께 천장암을 떠나 달라" 외치자 여인이 문을 열고 나와 자신의 얼굴을 감쌌던 보자기를 벗자 모여있던 사람들이 깜짝 놀란다.


여인은 몸과 손, 발이 썩어 들어가는 나병 환자였던 것이다. 여인은 스님이 계신 방을 향해 "죽어서도 스님의 고마움을 갚겠다"며 절을 올리고 암자를 떠났다.


그러자 사부대중이 "저희들이 잘못했으니 제발 절을 떠나지 말고 지도해달라" 간청한다. 그러자 스님이 방문을 열고 "인연 없는 중생은 백 년을 함께 살아도 아무 소용없다" 일갈하고 미련 없이 천장암을 떠났다는 일화 한토막이다.


우리도 혹시 인연의 소중함을 모르고 내 위주로 관계하면서 살고 있는 건 아닌지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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