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 "철저마침"

살며 생각하며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당나라 시인 '이백'이 산속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공부를 계속하는 게 너무 싫었다. 그래서 공부를 포기하고 짐을 꾸려 산길을 내려왔다.


이백이 막 시냇물을 건너려고 하는데 한 할머니가 강 건너편에서 무거운 쇠공이를 숫돌에 갈고 있는 것을 보고 할머니한테 "무엇을 하고 계시냐?" 물었다.


그러자 할머니는 "보면 모르나? 쇠공이를 갈고 있지 않은가?" 무심히 대답했다. "그런데 왜 그걸 가시죠?" 묻자 "이걸 갈아서 바늘을 만들려고 그러지!"


대답을 들은 이백은 순간 할머니에게 쇠공이로 한 대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학문을 끝까지 마치지 못한 자신이 한없이 작아 보였기 때문이다.


할머니 말에 뼈저리게 반성한 그는 다시 산에 들어가 공부에 매진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중국 역사상 최고의 시인'이 될만한 탄탄한 학문적 기반을 닦게 된다.


철저마침은 "쇠공이를 갈아서 바늘을 만들다"는 뜻으로 "시간을 견뎌내는 힘"을 의미한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성공은 인내의 결과물" 다름 아니다.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묵묵히 그 지루한 시간을 버텨내지 못하기 때문 아닐까 싶다.


따라서 화려한 성공 뒤에는 예외 없이 혹독한 시간들이 존재한다. 두꺼운 쇠공이가 한번, 두 번, 세 번 닳아져 나가는 동안 끝없이 자기 자신과 싸워야 성공할 수 있다는 건 무얼 의미하는 걸까?


우리 앞에 보란 듯이 성공을 자랑하는 사람의 우쭐거림 뒤에는 분명 어둠 속에서 고군분투했던 그 사람의 역경의 시간이 존재했다고 본다.


따라서 우리가 시기하고 미워해야 할 사람은 성공을 자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러한 시간조차 견뎌내지 못한 바로 자신이 아닐까 싶다.


문득 오래 전 배낭 짊어지고 700 고지에 있는 계룡산 마명암에서 책과 씨름하며 생활했던 당시 기억이 새롭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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