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송면규 칼럼니스트 Mar 25. 2022
"무지성은 지성이 없다"는 뜻 다름 아닌, 한자 없을 '무'와 지적능력을 의미하는 '지성'의 합성어이다. 그런데 요즘 이 용어가 갑자기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를 놓고 당선인 측과 청와대가 첨예하게 대응하는 걸 보면 각자 자기 논에 물대기식 다름 아니다. 마치 괴벨스의 억지 논리를 보는 것 같다.
무지성은 사고를 통해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좀비처럼 본능으로 행동하는 것을 가리킨다. 그래서 주로 생각이 없는 상대를 놀리거나 비판할 때 자주 사용된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의 윤석열 후보에 대한 1) 모를 만한 내용을 먼저 묻고 2) 답변 내용과 상관없이 본인이 준비해온 관련된 지식의 나열이 한 사례 아닐까 싶다.
누가 봐도 자신이 나은 후보라는 걸 어필하기 위한 전략, 합리적인 보수 지지자들에게 윤석열의 최대 결격사유는 무지성이며, 그 완벽한 대안은 바로 안철수라는 걸 강하게 어필하고 싶어 했던 것 같다.
이재명을 무지성으로 지지하는지 확인하는 방법의 사례로 "이재명이 음주 운전 한 번 더했을 때 감옥 가야 된다고 생각하면 무지성 지지자 아니고", "대답 못하거나 다른 후보 얘기 꺼내면서 말 돌리면 무지성 지지자"라고 하는 글이 나돌고 있다.
여성시대에서는 "민주당에 성범죄가 발생해도 무지성이 지지한다"면서 여성인권을 위해 뽑아달라고 하던 사람들이 맞냐? 하는 다소 냉소적인 글을 소개하고 있다.
인류 역사에서 일어난 비극 대부분은 인간이 무엇을 안 믿어서가 아니라 무엇을 너무 광신도적으로 믿어서 발생한 문제라 생각되며, 이런 현상은 지금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종교나 정치의 관점에서 보면 어떤 객관적인 사실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게 된다. 그냥 내가 지지하는 쪽이 절대선이고 상대는 절대 악이 되는 것만 있게 된다.
대선 결과에 대한 극단의 반응이 바로 그것이다. 대가리가 깨져도 누군가를 지지한다는 것이 사이비 종교의 늪에 빠진 것과 뭐가 다른지 궁금하다.
설사 내가 지지하는 사람일지라도 실책을 했을 땐 지지했기 때문에 더 매섭게 비판해야 되는데, 그러기는 커녕 오히려 기적의 논리를 가져와서 실드 치는 사람이 대다수인 게 현실이다.
따라서 그냥 무지성으로 누군가를 지지만 하면서 논리적인 생각을 배제한다면 결국 본인과 주변의 삶이 점점 피폐해진다는 점을 한번 생각해봤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