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송면규 칼럼니스트
Sep 21. 2022
우리 사회가 요즘 들어 특히 뒤숭숭한 것 같다.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과학적 합리적 해석을 하기보다 이념적 감성적 접근을 먼저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특히 극성을 부리고 있는 팬덤 현상은 합리성보다 이념을 우선해서 자칫 사회문제로 치달을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는 것 같아 크게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팬덤이 어떤 조직과 집단에는 긍정적 영향과 이익을 안겨 줄지 모르지만 많은 국민한테는 아주 큰 피해를 가져다주는 사회적 병폐로 작용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연예인 -특히 유명 가수-을 향한 팬덤 문화는 오래전부터 자리잡지 않았나 싶다. 남진 팬이라고 하는 어떤 여성은 남진 가수의 식성에 맞는 음식을 준비해서 행사장을 찾을 정도라고 한다. 그러면서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팬덤이 요즘 들어 일어난 현상은 아니라고 본다. 국사 시간에 배웠듯이 이미 오래전 조선시대 당파 싸움 등에서부터 싻 트지 않았나 싶다. 내편이 아니면 능력과 상관없이 배척해 버렸다고 하니 말이다.
그것이 해방 후에는 극좌와 극우로 편을 가르고 영남과 호남으로 편을 가르다 조금 수그러든다 싶었는데 요즘에는 세대 갈등으로 여성과 남성 등으로 양상을 달리하고 있다. 언제쯤 돼야 이런 집단적 이념적 사고의 틀에서 해방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
내편과 네 편을 철저하게 가르면서 국민을 줄 세우기 하는 현상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일전에 연봉 1억 원이 넘는 금융노조원들이 바쁜 출근 시간에 세종로 거리를 막고 시위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민들이 어떤 생각을 했을지 많이 궁금하다.
정권이 바뀌고 4대 강 사업에 대한 재평가 과정에서 이런저런 소문이 난무하다. 전 정권에서 허물어버린 '보'가 한 예이다. 당시 일부 시민단체가 중심이 돼 녹조 원인이라면서 멀쩡한 보를 향해 삿대질한 게 한 예이다.
과학보다 이념을 앞세운 세치 혀와 팬덤에 갇힌 시위로 4대 강이 "녹차 라테"라는 괴상한 명찰을 다는데 당시 민중마저 묵시적 동조를 하지 않았나 싶다. 녹조현상은 그들 주장처럼 보가 있어서 생긴 현상이 아닌데도 말이다.
하청 업체 노조를 짓밟고 군림하면서 '철의 노동자'를 합창하고 있는 대기업 노조, 장애인의 권익 위해 투쟁한다고 목소리 내면서 정작 장애인을 핍박하고 있는 장애인단체, 이게 평등화 외치던 우리 사회의 뒷모습 아닌가 싶어 우울하다.
소위 이단이라 불리는 종교도 이념으로 뭉친 집단 아닐까 싶다. 거기에 교주에 의한 가스 라이팅으로 심각한 인권침해 문제가 심심찮게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뿌리 뽑혀야 할 큰 병폐 다름 아니다.
이념이 과학을 우선하게 되면 건강한 사회를 병들게 하고 진영을 가르는 아주 위험한 일이 벌어질 우려가 높다. 비판받아야 하고 다시는 이런 비생산적인 포퓰리즘에 여론이 동조하는 일이 없길 기대한다.
그래서 언론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고 본다. 언론은 여론을 움직이는 중요기관이기 때문이다. 민중의 계도 역할을 담당하면서 역사의식과 사명감을 가져주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