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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면규 칼럼니스트
Oct 26. 2022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구속 기간 만료로 구치소 문을 나서면서 소위 "성남판 이재명 게이트"가 본질을 향해 가속 페달을 밟기 시작한 것 같다.
국정감사 기간 동안 국회 여러 상임위원회에서 현안보다 성남 게이트가 연일 화두에 올랐다는 건 이재명 대표 사건이 요즘 최대 이슈임을 증명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유동규 씨는 이재명 대표를 "천천히 말라 죽이겠다"는 다소 끔찍한 용어를 써가며 분을 참지 못하는 것 같은 데 이재명 수문장 역할하면서 의형제 결의까지 했다고 하는 그가 왜 등을 돌리게 된 걸까?
"변심한 여인의 한은 오뉴월에도 서리를 내리게 한다"는 속담이 그냥 나온 게 아니라는 걸 실감하게 해주는 사건이 이번 성남 게이트 아닌가 싶다. 배신감에 의한 적개심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것 같다.
유동규 씨가 변심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장기간 같이 해외 출장하면서 셋이 골프 카트까지 타는 등 지근거리에 있었던 고 김문기 씨를 이재명 대표가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면서부터"라는 게 대부분 언론의 추정인 것 같다.
그리고 "유동규는 측근이 아니다"는 발언이 결정적 계기 아니었을까 싶다. 죽도록 충성했는데, 나를 외면한다? 그렇다면 나는 뭔가? 이 세계에 의리라는 건 정말 없는 걸까? 여러 복잡한 생각이 그를 괴롭혔을 것 같다.
필자 주변에도 평생을 같이 갈 동지, 아우, 친구 등 미사여구를 앞세우며 다가오는 사람들을 간혹 보거나 듣게 된다. 그런데 그들은 단물이 빠지면 여지없이 썰물처럼 돌아선다. 삶이 너무 비정하지 않은가 싶다.
1년 동안 독방에 수감돼 수많은 생각과 번뇌하면서 밀물처럼 밀려오는 배신감에 치를 떨면서 복수의 칼을 갈았을 그가 향후 어떤 폭탄 발언을 내뱉게 될까? 거기에 정치권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많이 궁금하게 한다.
항간에 나도는 혹시 "그가 자살당할지 모른다"는 여론에 경찰이 경호하고 있다는 소식마저 들린다. 어쩌다 대한민국이 이 지경까지 됐는지 안타깝다.
오죽하면 "배신감에 죽은 사람의 동공은 다르다"라고 할까 싶다. 이래저래 성남 게이트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러 소중한 교훈을 주고 있는 것 같다.